박정필 시인·수필가
최근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을 새해 첫날, 부평 롯데시네마에서 아내와 함께 관람했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전날도 관객들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아내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녀가 21살 나이로 낯설고 물선 이국땅에서 어렵고 힘든 일을 했기 때문에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필자는 이산가족 상봉 장면에서는 참으려던 눈물을 훔쳐냈다.

지난해 본 영화 '명량'보다는 내 가슴을 훨씬 뜨겁게 달구었다. 이미 여당 김무성 대표는 "정말 참 험난한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고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의)오늘날이 있다는 것을, 젊은 사람들이 좀 잘 알아주시길 바란다"라고 관람소감을 내놓았고, 야당 문재인 의원은 "조금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좀 많이 보고, 부모 세대를 좀 더 이해하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혹자는 말하기를 '고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자극한 영화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또 다른 사람은 '우리 현대사를 압축해 놓은 역사의 이야기다'라는 주장을 폈다. 둘 다 틀리는 주장은 아니다. 사실상 이 영화의 맥락은 '한국전쟁과 흥남철수, 파독 광부 및 간호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등으로 나눠 구성됐다.

주인공 덕수가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겪는 삶을 통해 '부모세대'의 역경과 고난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더불어 그들의 피땀 흘린 노력과 희생을 엿 볼 수 있다. 이런 배경 뒤에는 한국의 '건설영웅'이라고 불러지는 故 박정희 대통령의 확고한 정치철학과 탁월한 경제정책이 없었더라면 한국의 풍요는 그림 속의 떡이었을 것이다. 과거 일부 비판세력들까지도 故 박대통령의 경제발전의 공을 인정하고, 이미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영화'국제시장'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동족상잔의 6·25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폐허를 딛고 짧은 시간에 세계 제10위의 경제대국 반열에 올려놓은 밑바탕에는 광부, 간호사, 베트남 참전용사 등이 한 푼이라도 악착같이 모아서 고국의 부모에게 보냈고, 게다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신념으로 한국경제 신화를 일구어 낸 정주영 회장의 개척정신으로 중동에 진출한 현대건설의 외화벌이를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당시 산업화를 촉진시키는 경부고속도로(1970 완공)를 건설하여, 우리경제가 탄력을 받게 된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특히 故 박대통령은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아래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면서도 또 한편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척결하였고, 국민에게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기에 신명나게 일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숙명처럼 여겼던 가난의 대물림을 끊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을 보고 세계가 놀라워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자국의 경제모델로 삼기위해 '새마을 정신'을 배우려 한국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한강의 기적'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젊은 세대들은 알아야하고, 특히 정치인들은 故 박대통령의 진정한 애국애족심을 배웠으면 한다. 한편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국가 빚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나고, 덩달아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져가면서, 서민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희망은 보인다. 이제 아버지세대의 경험과 아들세대의 에너지를 합쳐서, '제2의 경제도약'을 달성해야 한다. 우리는 그 해답을 영화 '국제시장'에서 찾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