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슬픔의 연가
▲ <어린 슬픔의 연가> 이승현 지음 시인동네 124쪽, 8000원
이승현의 첫 시집 <어린 슬픔의 연가>는 기성 시인들의 발화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시들의 모음이다.

이승현의 시는 기존의 시문법과는 다르게 무엇 하나 숨김없는 맑은 음성이 특징이다. 너무 맑아서 투명한 가을 하늘처럼 조심스럽게 읽게 된다.

또한 "그대 사랑 내 머리카락 끝에 젖은 작은 물방울처럼"('봄비') 독특한 상상력에서 촉발된 그녀의 재기발랄함 역시 어딘가 낯설고 새롭다. 이러한 '낯섦'은 이승현의 시가 오로지 자기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만 오롯이 귀를 기울이는 데서 온다.

<어린 슬픔의 연가>가 보여주는 투명함을 새로운 목소리의 출현이라 일컬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