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큰 배의 등장이었다. 아시아의 각 민족들을 태우고 항해를 하는 콘셉트였다. 유럽의 대항해시대가 떠올랐다. 이제 인천도 바야흐로 세계를 향한 대항해를 떠나는 것인가 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런데, 준비가 더 필요하다. 세계의 도시들과 무한경쟁 하는 대항해를 위해 필요한 돛, 엔진은 무엇인가? 바로 지역산업이다.
인천의 현재 최적합 산업은 물류다. 유감스럽게도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에 의한 수도권규제로 인천의 생산업은 정체되고 있다. 지방자치 20년이고 이제 계획된 모든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겼는데도 그렇다. 그러나 바로 잡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국민적인 공감대도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인천은 우선 물류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 공항, 항만의 최고 인프라가 기반이다. 특히 올해 인천신항이 개항한다. 인천신항의 뱃길이 곧 큰 대륙간 정기선이 다닐 수 있는 16m로 깊어진다. 또 한국과 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서 인천항의 한중간의 물동량이 30%이상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유도 반값으로 싸졌다. 미국의 셰일가스와 이란 등 산유국의 증산 덕분이다. 물류업계로서는 더 없는 호재다. 인천이 동아시아 물류의 중심이 되자는 목표로 자연스레 귀결된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어디인가? 자칭 '해양수도'라는 부산… 항만물류를 주력으로 하고 친수공간 활용을 극대화 했다. 올해 컨테이너 연간 취급물량이 2000만TEU를 바라보고 있다. 바다의 매력을 활용해 작년 부산 국제영화제 등 1001건의 행사를 열며 연 관광객 500만 시대를 열었다. 50층 넘는 빌딩은 서울보다 10개나 많다. 북중국의 신흥항만들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짐과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시민의 뜻'을 다같이 모아야 한다. 그리고 후원도 이끌어 내야한다.
인천항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중국무역의 거점항이다. 인천시는 지난 연말에 인천의 8대 전략산업 중에 물류를 제일 앞에 놓았다. 이런 것들이 그냥 말잔치가 되지 않나 하는 걱정도 있다. 중앙정부나 시가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콜럼버스는 후원을 받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포르투갈로 뛰었다. 실패했지만 노력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집요함이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도 힘을 모아서 인천의 뜻을 모으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을미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올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정기선, 인천에 첫 입항하는 그 배의 뱃고동이 인천의 대항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알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천의 미래는 바다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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