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기장 수익시설 유치 설명회> 인천시, 재정투입 최소화 활용안 분석 … 일괄매매·도시公 출자 등 고민
▲ 23일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주경기장 수익시설 유치 사업설명회'를 찾은 참석자들이 경기장 사후 사업 설명팀장에게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인천아시안게임용 신설 경기장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간 매각을 통한 재원 마련부터 인천도시공사 출자까지 포괄적 활용 계획을 놓고 인천시가 고민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 사용된 서구 주경기장 등 17개 신설경기장에 대한 재정투입이 최소화되는 방식의 사후 활용 방안을 놓고 분석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지난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개최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위해 약 1조7224억원의 예산으로 서구 주경기장 등 17개 경기장을 새로 건설했다. 이중 4677억원(27%)은 국비로 나머지 1조2523억원은 시가 빚을 냈다. 시는 최악의 재정난에 이자를 갚기에도 벅찬 상황으로 내년부터 원금 폭탄까지 감수해야 한다.

심지어 서구 주경기장의 경우 연간 운영비가 최소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신설 경기장을 더하면 운영비만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경기장 매각은 관련법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특히 주경기장, 남동·선학·계양경기장의 경우 대규모 유후 부지와 연계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또 "민간에서 제안이 있으면 관리비 부담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해 매각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회에 계류 중인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산업진흥시설의 지정 및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국·공유재산에 대한 수의계약으로의 대부·사용·수익은 물론 매각도 가능하게 했다. 인천시가 소유한 각 경기장에 대해 법만 개정되면 언제든 매각이 가능한 것이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신설 경기장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유 시장은 "시민을 위해 신설 경기장 활용안의 최선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다"며 "시 재정 등도 감안해 경기장을 최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민간에 매각하거나 임대 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또 "인천을 모태로 한 기업은 물론 출향 인사들이 많다"고 강조한 뒤 "이들에게 뭘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 만날 것이다"라고 말한 만큼 매각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노경수 시의회 의장 역시 "시로부터 직접 듣진 못했지만 최근 시에서 경기장 일괄 매각에 대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시가 인천도시공사에 올해부터 2017년까지 900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공사에 신설 경기장을 출자해 공사의 부채 감축까지도 염두하고 있다.

시는 이날 서구 주경기장은 할인점·아울렛·영화관 등 수익시설 유치를 위해 이날 설명회를 열었다. 시는 부분별 수익시설 유치보다는 일괄 유치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법이 개정될 경우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신설 경기장 건설에 국비가 투입된 만큼 정부와의 사전 협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신설 경기장을 매각하는 것이 시민의 정서에 맞는지를 따져야겠지만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