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건교위 "선진문화 경험" … 시민단체, 장소 재탕 등 비판
'돈'이 없다며 민생예산 삭감 논란을 불러왔고, 심지어 쪽지예산과 보은성 의혹까지 키웠던 인천시의회가 '유럽행' 비행기를 탄다. 불과 2일전 여야간에 대격돌을 벌였지만, 해외시찰에 대해서만은 손을 잡았다. 해외시찰 '단골' 지역인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왕궁을 보고 전통민속마을도 둘러본다.

7대 시의회의 해외시찰에 첫 발을 내딘 곳은 건설교통위원회. 이들은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7박9일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독일을 방문한다. 시찰에 들어가는 시민 혈세는 3295만1650원, 건교위 소속 7명 시의원 모두 떠난다. 시의원 1인당 370만원꼴이다.

이들은 연말에는 네덜란드에서 4일 머물고, 내년 초에는 독일에서 3일간 묶는다. 네덜란드에서는 운하와 왕궁, 전통민속마을 등을, 독일의 경우 광장을 둘러본다.

건교위에는 여 5명, 야 2명이 의정 활동 중이다. 여야 시의원들은 지난 16일 본회의장에서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첨예한 대립을 벌였고, 여당 단독으로 내년 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무상급식, 중증장애인과 기초수급자녀 교복비에 대해선 인색했던 시의회와 비교된다.

독일·네덜란드는 시의회가 자주 찾는 곳이다. 6대 시의회는 물론 5대 의회에서도 '선진지'란 비슷한 이유를 앞세웠다. '재탕'의 흔적마저 보인다.

시의회는 "시의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선진지를 견학하는 것"이라며 "7대 시의원들이 시민을 위한 의정 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선진 문화를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와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민생예산은 깎고 해외여행은 떠나는 게 맞냐'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매번 반복되는 비슷한 장소의 해외시찰을 벌이는 시의회가 이 부분에 대해선 돈이 아깝지 않고 시민 삶과 관련된 민생복지에 대해선 그렇게도 돈이 아깝냐"며 "시민들은 시의회의 명분이 약한 해외여행을 기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