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10주년 기획 '길을 묻다'
인터뷰 / 이원규 소설가
문학인 입장, 재단 미술중심 사업운영 아쉬워

근대문학관 설립 만족 … 지역 콘텐츠 보완 필요

AALA 문학포럼 개최 당위성 알려 오해 없도록




인천문화재단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9년 인천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재단의 필요성 논의가 시작되면서 지역 문화계에서 재단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뒤 2004년 12월 초대 대표이사로 최원식 인하대 교수를 임명, 본격 출범했다.

이후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시 문화예술과에서 진행하던 각종 사업을 점차 이관받아 다양한 예술지원과 시민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근대문학관과 인천아트플랫폼을 개관하며 그 외형을 넓혀왔다.

이에 인천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은 재단 출범 10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활동하는 지역 문화 인사들에게 재단 설립 후 달라진 점과 지난 10년간 재단의 역할, 앞으로 10년에서 인천문화재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일곱 번째 순서로 이원규 소설가를 만나 문학계 입장에서 바라본 재단의 지난 10년과 바라는 점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10년간 재단의 활동에 대한 점을 평가한다면

처음 재단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초대 대표였던 최원식 교수가 직원 연수 강의를 요청해서 강화에 가서 강의한 기억이 나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때 인천지역 문화가 취약한 부분이 있었는데 재단을 만들어졌다는 게 고마웠다.

우선 공무원이 맡았던 문화관련 사업들을 문화관련 전문가가 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가장 컸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10년을 되돌아본다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평가를 한다면 재단이 미술 장르 중심으로 가지 않았는가 하는 인상이 컸다. 아무래도 내가 문학에 몸담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실 인천문화재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아트플랫폼이다.

문학계 쪽에서는 억울한 느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근대문학관이 생기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지만 문학면은 아직도 취약한 측면이 아직 남았다고 생각한다.

재단도 나름대로 고충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근대문학관에 대한 평가는

지금 다시 근대문학관과 같은 공간을 만들라고 한다면 다시 하지 못할 사업임은 분명하다.

지금은 인천의 자랑이다.

근대문학관에 들어갈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지난 2007년부터인데 관련 사료나 자료들을 구입하기 위한 예산 비용이 지금은 천정부지로 들어가 어림도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여기저기 문학관들이 많이 문을 열고 하다 보니 관련 사료들의 가격이 몇 배나 올라 할 수가 없다.

근대문학관 운영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한마디로 만족이다.

전문가들이 사료들에 대한 보존과 전시 기획을 잘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각종 전시와 강좌 등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도 잘하는 일이다.

단 하나 인천과 관련된 자료가 적은 것이 아쉽다.

인천출신 문인들을 만나면 근대문학관 이야기를 하는데, '콘텐츠가 꼭 인천만이 아니라 딴 지역에 있어도 무방할 그런 것들이라 아쉽다'고 말한다.

근대문학관이라고 하지만 인천과 관련한 자료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아카이브 구축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자료가 있음에도 전문가들이나 학자들이 와서 연구하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우선 아카이브는 없더라도 근대문학관 소장 목록이라도 한 눈에 알 수 있게 데이터베이스를 하는 게 필요하다.

공간 역시 좁다보니 자료를 구축하는 게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별관을 만들어 공간을 확장하는 것을 고려해서라도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문학과 관련한 사료들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재단이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AALA(Asia Africa Latin America) 문학 포럼 행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개인 견해가 아니라 인천 문인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생각, 오늘 인터뷰에 앞서 이분 저분 문인들에게 물어서 받은 요청이다.

1회라면 좋다.

그러나 매년 행사는 조금 곤란하지 않은가, 혹시 우리가 받을 지원금이 그쪽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문인들이 있다.

나는 중앙에서 별도로 영달된 자금으로 치러지는 걸로 들어 알고 있지만 대부분 문인들은 모르고 박탈감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므로 충분하게 홍보하고 당위성을 설명해줘야 한다.

인천이라는 도시의 문화가 외지인들이 많아 정착되지 못한 측면들이 재단이 생기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산 부족해서 재단이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이 혜택을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누리지 못하는 게 아쉽다.

만만한 게 문화라고 시정부가 재정을 줄이면서 문화예산부터 깎는다면 그런 어리석은 일이다.

시의 재정 문제 때문에 당장 재단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순수문학과 같은 예술은 자립하기가 어려운 구조에서 재단의 지원마저 줄어든다면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인천에서 나올 수가 없는 구조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문학계 측면에서 인천은 인구 비례상 전국에서 문인들의 수가 가장 적다.

인천에 살면서 중앙 문단에서의 활동을 지향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도시들에 비해 확실히 적다.

문인들이 늘고 확장되려면 주부백일장이나 문학강좌, 문예지 같은 활동들을 할 수 있는 저변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문협, 작가회의 등 단체 지원금만은 줄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학계 입장에서 말을 한다면 문인들이 늘어날 수 있는 저변을 늘리는 데 재단이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지역 문학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문화재단

인천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