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대형공사의 설계변경이 너무 잦다고 한다. 인천지하철 1호선은 80여차례, 문학경기장은 4차례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은 169차례나 설계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마디로 해도 너무 했다. 누가 봐도 얼핏 납득하기 어려운 이같은 설계변경 남발기록은 관급공사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잦은 설계변경은 공사비를 눈덩이 처럼 늘어나게 하고 그 여파로 나라재정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이 뻔하다.

 물론 설계변경은 공사여건 변화 등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핑계도 많고 상식을 뛰어넘을 만큼 빈도가 잦았다는 것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문제는 그 필요성이 중요하고 시급한데서 당면한 전반적 사회경제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할때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고 우선 공사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것이 관급공사의 관행이라는 점이다. 설계변경 남발이 그것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예산을 절감하고 공기도 단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 반대이니 여간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설계변경이 잦은 이유는 원래 설계 자체가 부실한데다 저가 입찰로 공사를 따낸 시공업자들이 사업비를 더 따내기 위한 방편으로 설계변경을 악용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업자와 관이 한통속이 되고 때로는 관이 「한술 더 뜨는게 아니냐」는 사회 일각의 이야기를 당국은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 한쪽에서는 설계 변경을 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리는데 한쪽에서는 공사비가 모자란다고 증액만 되풀이하고 있다면 그것은 법을 어기고 안 어기고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라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여기서 우리는 관급공사의 운영쇄신을 위한 검증제도가 제도적으로 불가피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방만한 조직구조속에서 비능률, 비효율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설계변경이 남발되지 않도록 엄격히 제한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