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모두가 행복한 일반고 만들기' 토론
성적부진, 우수학생 이탈…. 인천의 일반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사립형고등학교에 밀려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는 말 그대로 보편적이고 다수를 차지하는 모든 고등학생들의 교육기관이라 일반고의 후퇴는 인천 고등학생의 궤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제2기 인천광역시 주민직선 교육감 취임과 더불어 일반고 역량 강화로 인천교육력 향상 등의 공약을 발표하는 등 일반고 성공프로젝트가 인천교육의 주요 의제로 대두됐다. 일반고 성공의 해법은 무엇일까. 인천시교육청은 '모두가 행복한 일반고 만들기'라는 의제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한 자리에 모아 토론회를 열었다.

▲교육 주체 3자 토론회
인천 일반고교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서울대학교 진학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인천 학생들의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1/3이 과학고·외국어고와 같은 특목고에 쏠려있었다.

인천의 일반고등학교 총 79개 가운데 서울대 진학생이 있는 학교는 53%인 42개 학교에 불과했는데 이는 지난 5년 중 올해가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 2010년은 52개 일반고에서 서울대에 학생을 보냈으며, 2011년 54개, 2012년 44개, 2013년 50개였다.

올해 42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37개교 일반고는 서울대에 한 명도 못 보낸 셈이다.

반면 인천의 과학고와 외고, 자사고 등 일부 특수고등학교에 서울대 합격자가 몰렸다.
일반고 육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의 당사자들이 작정하고 모인 이번 토론회는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장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고등학생 234명과 학부모 156명, 교사 156명이 참석했다.

토론 의제는 인천 교육 비전을 근거로 설정됐다.

주제는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의 일반고 성공 프로젝트와 지난달 열린 인천청소년원탁토론회의 토론 결과를 감안해 토론 운영위원인 일반고 학생 6명, 교사 3명이 선정했다.

소통·공감 토론은 1995년 집단지성을 발휘하기 위해 개발된 월드카페형 브레인스토밍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지난 2년간 인문학적 상상력 부흥 프로젝트 중 '월드카페'형 토론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인천광역시 고등학교 윤리교과연구회에서 맡았다.

이번 토론회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라는 교육 주체가 정책의 입안 과정부터 정책 수혜자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 성공 프로젝트
토론회에서 6가지 질문이 주어졌다.(그림)
이 질문에 대해 학생들은 일반고에 재학하는 학생이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특목고나 자율고 등과 비해 부족함이 없도록 다양화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자유롭게 내놨다.

학교와 교육 수요자 중심의 일반고 성공 프로젝트 수립을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계획을 수립하며 상호 소통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청소년들의 적성을 감안해 학생의 맞춤형 개인 진로 개척을 지원하는 일반고 성공 모형 창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진로가 뚜렷하지 않은 학생이 꿈을 찾고 이루기 위해 필요한 지원과 도움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명예 교사제를 도입하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했다.

직업과 진로에 대한 현장의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잇는 학부모나 지역사회 인사들이 명예교사로 선정돼 수업에 참여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또 대학에 진로와 진학을 동일시 하지 말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일반고 학생들의 진로를 별개로 고민하는 방안을 확충하자고 했다.

'어떻게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하고도 대학에 부담 없이 진학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인천고잔고, 상정고, 인천고, 부흥고, 인일여고, 논현고, 인천남고, 연수고 학생들이 참여해 의견을 제출했다.

방안을 제도적인 부분과 인식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제도적으로는 "주요과목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의 필요성을 학교가 일깨워주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잇는 여건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인식적인 솔루션으로는 조금 더 원론적인 접근이 이뤄졌다. 대학서열식의 줄세우기 인식을 변화시키는 한편 지방대는 무조건 나쁘다는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 스스로는 비전을 확고히 세우며 기초과목을 다진 후 자신의 진로와 선호도를 고민하자고 제언했다.

▲토론회 후속조치
이렇게 이뤄진 토론회는 각 회의 조장 91명이 24일까지 정리해 결과를 제출키로 했다.

결과는 관련 카페 (http://cafe.daum.net/dlfqksrh)에 게재된다.

교육청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체험학습 확인서를 제공키로 했다.

소통토론에 참여한 234명의 학생들이 대상이며 다음달 12일까지 공문으로 확인 양식을 걷게된다. 학부모들은 이번 토론회에 대한 의견을 온라인 설문조사로 낼 수 있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진행되는 설문조사는 일반고 학부모 2만명 이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 교육청은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고 성공 프로젝트 수립 추진단에 제공해 정책 수립에 활용키로 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