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혁신학교 조성' 박차
▲ 운동장 한 켠에 마련된 농사 체험장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학습을 하고있다.
▲ 하중초 저학년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중초등학교
인천시교육청은 역점사업으로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착수에 들어갔다. 내년부터 10개교를 혁신학교로 운영하기 위해 올해는 준비교 15개를 선정했다. 이어 2018년까지 40개 학교로 늘릴 예정이다.

시 교육청은 틀에 박힌 교과과정과 사교육의 팽창 등 공교육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혁신학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급 인원이 25명 이하인 소규모로 운영되며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교육 방식이 인천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이청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기도 한 인천형 혁신학교가 출발하는 단계에서, 수년 전부터 혁신학교를 시작해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타 시·도의 사례가 관심거리다.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하중초는 지난 2011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올해로 혁신학교 3년째를 맞은 하중초는 문화예술이나 독서토론, 체험 교육이 정규 수업 이외의 과정이 아니었다.

비가 오면 운동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자연 현상의 원리를 깨닫고 학교 정원에 마련된 밭에서 감자를 키웠다. 수확한 감자는 학급 친구들과 삶아 먹는다. 이 모든게 수업 시간에 이뤄진다.

하중초 학생들은 고려 사회의 여성들의 삶과 전성기였던 불교의 모습을 직접 역할극을 통해 표현했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나온 고려 신분제도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바른생활과 슬기로운 생활, 영어, 국어, 수학 과목을 배우는 시간에는 선생님이 1명이 아니다.

수학협력 선생님이 담당 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밀착 지도를 한다. 1대 1 맞춤교육이 가능하며 학생들은 활발하게 질문을 한다.

질문은 교사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수업 도중 친구들과 뜨거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기발한 질문과 그것을 뛰어넘는 나름의 대답이 수업시간 내내 이어져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았다.

이 학교는 상시 수행평가와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상시 수행평가는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필요한 때 진행하고 종합평가와 함께 학기별 생활통지표가 발송된다.

종합평가는 학년 교육과정에 맞춰 학년별로 자율적으로 실시하며 3~6학년은 서술형으로 추진된다.

'배움이 즐겁고 가르침이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비전을 가지고 문화예술교육인 '아뜰리에'를 독창적으로 운영하며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수업시간을 이끌어 가고 있다.

독서논술과 방과 후 교육을 통해 '학원 가는 아이 적은' 학교가 됐다. 학부모 참여도 적극적이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학부모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실질적인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공개수업을 통해 참여하며 자체 동아리를 구성해 자녀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올해 인천에서 혁신학교 준비교로 선정된 15개 학교는 ▲서흥초 ▲삼목초 ▲마곡초 ▲동수초 ▲송원초 ▲도림초 ▲명현초 ▲봉화초 ▲합일초 ▲내가초 ▲동암중 ▲신흥중 ▲능허대중 ▲석남중 ▲선학중이다.

초등학교 18개교와 중학교 7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혁신학교 준비교에 신청했었다.

시 교육청은 이 가운데 혁신 과제별 실행계획에 대한 실천의지와 학교 구성원의 교육과정 재구성, 교실수업개선을 통한 혁신학교 추진 역량 정도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준비교들은 학교 운영 성과 심사 후 10개교로 다시 추려져 2015년 혁신학교로 지정된다.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 체제를 갖추며 교사들의 전문적인 학습 공동체를 구축 하는 등의 방식으로 학교들은 심사에 임할 계획이다.

한편 시 교육청은 이번 준비교 선정 사업이 비예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을 심사하면서 혁신학교와 관련된 예산 전액을 삭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후 시 교육청은 비용이 들지 않는 분야를 우선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준비교 운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은 없지만 워크샵, 컨설팅, 맞춤형 직무 연수 제공 등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