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청년서포터즈-상>예산]
운영·해외 홍보비 15억만 집행
6·4선거전까지 지출 '이후 전무'
장애인AG·체육대회 활동 안해
인천에는 '청년서포터즈'라고 불리며 3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받는 단체가 있다. 혈세로 운영되지만 하는 일은 모호하다. 사업을 적어 놓은 문서는 달랑 한장, 이중 목적은 두 줄뿐이다. 돈이 없다는 인천시가 땅 팔고 알토란 재산까지 처분한 지난해 말 어찌된 영문인지 이 단체 예산은 증액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의혹과 소문이 끊이지 않던 청년서포터즈에 대한 예산 내역이 공개됐다. 인천시의회는 이 단체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최 지원 예산 집행 상황'을 전달받았다. 지난 10월20일 현재 기준으로 작성된 이 문서에 따르면 '2014인천아시안게임 청년서포터즈사무국 운영'에 관한 예산액이 27억원으로 돼 있다.

속사정은 이렇다.

지난해 시의 지원 규모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단이 20억원이란 거액의 예산을 세웠다. 시가 재단에 이 사업을 위탁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시가 10억원을 더 준다는 소식에 재단 자체로 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세워 사업비를 3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 중 청년서포터즈가 쓴 돈은 고작 12억원, 나머지 18억원은 사용처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2013년 예산은 14억원이었다.

청년서포터즈 지출 내용도 모호하다. 지난 3월 예비 발대식이란 명칭으로 2536만1000원을 썼고, 워크숍을 한다며 4월5·6일 이틀간 4000만원을 집행했다. 일주일 후인 4월12일 출정식을 연다며 1억원을 썼다. 지난 6월1일 숭의아레나개장이벤트를 위해 1751만원이 쓰였다. 지난 6·4 지방선거 전까지 지출을 이어갔지만 이후 8월, 10월 행사에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 공식 활동은 6번이 전부다.

연초에는 5기 청년서포터즈를 모집한다며 무려 5500만원을 썼다.

이 단체를 운영하는 사무국의 향후 계획도 당황스럽다. 청년서포터즈가 가장 절실했던 장애인 아시안게임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때는 공식 활동조차 않던 이 단체는 이후 수료식에 이어 우수활동자 해외탐방 일정을 짜놨다. 이렇게 쓴다며 집행계획에는 행사운영비 6억600만원, 인력운영비 2억8200만원, 경상경비 6억900만원을 세워놨다.

최근 2차 추경을 열고 3억원을 삭감해 27억원으로 줄여 놓은 것이다.

해외홍보를 위한 청년서포터즈 활동은 더욱 의심스럽다. 처음엔 사업명도 없던게 재단의 1차 추경에 10억원이 마련됐다. 이 돈도 시민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처음에 돈을 받을 땐 4회의 해외 홍보를 벌인다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며 일본과 중국만 갔다 왔다. 못간 이유에 대해 '조급한 일정에 현지 기관과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고 시의회에 보고했다. 쓴 돈은 2억8143만6000원이지만 지출은 일본 8278만5000원, 중국 6113만3000원이 전부다. 나머지 1억3751만원은 어디갔을까.

이 돈도 2차 추경 때 5억원이 잘려 나갔다.

사실상 청년서포터즈 사업에만 40억원이 배정된 셈이다.

이영열 사무국장은 "장애인 대회 때도 활동했다. 보고된 것보다 더 많았다"며 "이 사업은 처음부터 30억원이었다. 추경에 증액된 것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