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편성 요구에 시 "어렵다"
축구화공장 등 남북사업 잇단 제동"
인천발 남북체육교류의 상징인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수 년간 인천시가 벌인 남북교류 사업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인천시는 남과 북을 비롯해 중국과 태국 등 4개국이 참가했던 '인천 평화컵 국제유소년(U-13)축구대회'의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2일 밝혔다.

이 대회는 지난 민선 4기 안상수 전 시장 때인 지난 2007년부터 비공식적으로 열렸고, 지난 2011년 인천 평화컵 축구대회란 명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이 대회는 남북의 성인 축구팀이 친선 경기를 벌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과 북의 4·25체육단 소속 성인팀이 경기를 벌였다.

대회는 남북이 경직됐던 때에도 개최되는 등 인천발 남북체육교류의 상징과도 같았다. 대회는 남북이 아닌 제3의 장소인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렸다.

이 대회를 주관했던 남북체육교류협회는 최근 시에 인천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의 비용 1억5000만원이 내년 예산에 편성될 것을 요구했지만 시가 재정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개최가 힘들다는 입장을 협회에 전달했다.

김경성 협회 이사장은 "남북체육교류를 위해 수 년째 개최됐고, 유소년에서 성인 대회로 승격될 가능성이 컸지만 내년 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져 아쉽다"며 "남북교류협력기금 등을 통해서라도 대회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인천이 남북체육교류에 템포를 늦추는 사이 경기도가 빈틈을 파고 들었다.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연천군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2014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북한의 4·25 유소년축구단이 참가한다. 이 대회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 주최하고, 남북체육교류협회와 연천군체육회가 주관한다. 통일부와 경기도, 연천군는 후원한다. 인천에서 못 열자 남북유소년 정기교류전이란 명목으로 경기도가 개최하는 모양새다.

이밖에 남북경협을 목적으로 중국 단둥시에 조성된 축구화 공장도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이 녹록지 않아 매년 초 열렸던 인천 평화컵 축구대회 개최가 지금으로선 어렵다"며 "시 예산부서에서 이 대회 추진을 위해 좋은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