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동반 폭우 경기진행 불가
빡빡한 대회 일정상 연기 없어
준결승전 원광대와 제비뽑기
제 95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종목에 인천 대표로 출전 중인 인하대학교가 제비뽑기로 결승에 진출했다.

2일 인하대(인천)와 원광대(전북)의 준결승전이 열린 제주오라구장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대회 운영부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추첨 승부를 결정했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전국체전 경기에서는 돌발 사태가 발생하면 종목별 가맹단체와 함께 미리 짜놓은 진행규정을 적용한다.

야구의 경우 폭우로 경기가 불가능할 때는 추첨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추첨은 '승' 또는 '패'를 적은 종이가 든 봉투 18개를 두 팀의 1~9번 타자가 번갈아 하나씩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나씩 뽑힌 봉투의 내용물에 따라 9회까지 각 회의 점수가 1대 1, 0대 0, 1대 0, 0대 1 등으로 매겨진다.

대회 운영본부가 추첨을 감시하고 감독들은 선수 18명이 모두 제비를 뽑고 나가면 최종 결과를 재확인한다.

인하대는 숨 막히는 추첨 승부에서 원광대를 5대 4, 1점 차로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악천후 탓에 지난 10월31일 일반부, 고등부 예선 6경기 가운데 4경기의 승부가 추첨으로 갈렸다.

대회 운영부 관계자는 "준비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감독이나 선수들은 속이 타지만 돔구장이 없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체전은 일정이 빡빡해 예비일이 없는 관계로 경기를 다음 날로 연기하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승부를 가리는 게 특색이다.

한편, 서귀포 성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양궁의 경우 표적지가 강풍에 날아가는 사태가 빚어졌으나 경기는 그대로 열렸다. 양궁에서는 과녁이 넘어지거나 선수의 안전이 위협을 받지 않는 한 악천후에도 그대로 경기한다.

/제주=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