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 재난과 재해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봉사활동을 벌이는 적십자사는 이제 안전교육까지 책임진다. 연임한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은 '시민속으로 들어가는, 시민과 함께 하는 적십자'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사진제공=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과 봉사자들이 연탄나눔 활동을 하는 모습.
지사 회장 재선임 … '시민과 함께 하는 단체' 육성 포부

의료·교육·주거 등 지난해 희망풍차 수혜자 총 2672명

'제2 반기문' 프로젝트 운영·인천대표 나눔사업 개발도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이 최근 지사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대한적십자사는 2010년 연평도 포격이나 올해 세월호 참사 같이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이재민과 그 가족을 돌보는 일을 우선으로 한다.

평시에는 위기를 맞은 가정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전문으로 한다. 황규철 회장은 지난 임기의 경험을 살려 '시민속으로 들어가는, 시민과 함께 하는 적십자'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봉사의 바람을 일으키는 희망풍차

적십자사의 모든 사업은 평소 잘 훈련된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있기에 가능하다.

인천지역에는 6000여명의 적십자 봉사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재난현장에서의 구호활동에 그치지 않고 평소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힘겹게 사는 분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는 쉼없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황규철 회장은 "'세모녀사건' 등 다시는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2012년부터 '희망풍차'사업을 시작했다"며 "적십자의 모든 활동은 봉사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 근간을 두고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의 특색 사업인 희망풍차프로그램은 국내 4대 취약계층인 어린이, 어르신, 다문화가족, 북한이주민을 위해 적십자 봉사원 2명이 매주 1회 이상 어려운 가정을 방문해, 반찬전달, 목욕봉사 등 기본서비스는 물론, 각 대상자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의료, 주거개선, 교육, 기초생활 등을 제공하는 통합 맞춤형 휴먼서비스다.

그래서 희망풍차 슬로건도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아프고 외로운 어르신들의 고통을 덜어드렸으면 하는 바람',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더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 '북한이주민 형제들과 더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바람들이 모여 대한민국에 새로운 바람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긴급지원 희망풍차 금고(기금)'을 준비해 선지원 후보고 형태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도움이 절실한 이웃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아동 및 청소년 439가구에 1270명, 다문화가족 225가구 772명, 노인 441가구 554명, 북한이주면 60가구 76명 등 2672명이 희망풍차의 혜택을 봤다. 횟수로는 3만641회에 이른다.

인천지사는 2012년 연수동 지사 부지에 '빵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간헌절으로 찐빵을 만들어 제공하던 것을 전문화한 것.

황 회장은 "빵굼터 시설이 들어서면서 빵굽는 것을 봉사활동으로 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는 학생, 직장인, 가족단위로 직접 만든 빵을 아동시설 등에 전달하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빵만들기는 누가나 참여가능하고 주말에도 운영된다.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큰 변화가 있다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것이다.

안전은 천번, 만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국내 최초로 응급처치법 교육을 체계화한 적십자사는 이제 안전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고 발생시 즉각 처치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연중 상시 실시하고 있다.

일반인뿐 아니라 인천지역 전체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중점 실시하고 있는 것.

이제는 적십자에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면 수학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는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정작 체계적인 안전교육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인천지사에서는 기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 교육에다 학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를 메뉴얼화 해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소방본부, 경찰청 등과 협의해 안전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 하는 적십자

황 회장은 얼마전 전국 RCY 학생들과 UN을 방문,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만났다.

RCY는 어릴 때부터 봉사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는 청소년적십자활동이다.

반 총장도 학창시절 청소년적십자활동을 통해 UN을 방문하면서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적십자에서는 '제2의 반기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글로벌 리더프로젝트를 매년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는 전국의 45명의 리더들을 이끌고 UN을 방문, 반 총장을 만났다"며 "반 총장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바탕에는 나눔·기부활동 등 적십자 봉사활동이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큰 꿈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십자 나눔활동에는 회비 납부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희망나눔 명패다.

매달 일정 금액 이상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이들에게 명패를 만들어 홍보도 하고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식당, 가게 등에 부착된 명패만 400여개에 이르고 가족단위로 후원하는 이들도 100가족이 넘는다.

황 회장은 내년도 인천지사 사업방향으로 '시민속으로 들어가는, 시민과 함께 하는 적십자'로 설정했다.

사회적 이슈에 따른 시민참여형 봉사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해 직접 수혜자를 돕는 활동을 벌이게 된다.

또 '사랑의 김장나눔, 연탄나눔' 등 기존 사업을 리모델링 해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의 경우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서울김장문화제로 바꿔 시민참여는 물론 관광상품화했다.

인천에서도 체험봉사와 예술을 가미한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 나눔과 기부, 그리고 관광상품이 어우러진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위기가정 긴급지원 확대로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힘을 쏟는다.

여기에는 인천지역 대기업과 공기업이 힘을 보태기로 했다.

황 회장은 "적십자 활동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인도주의 운동이다. 더 많은 분들을 돕고 싶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며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 인천적십자사는 시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자란다. 더 많은 이웃을 위해 나누고 봉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