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경험·깨달음 진솔하게 담아 … 펫로스 겪은 이들에 위로와 조언
▲ <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존 카츠 지음 위선주 옮김 240쪽, 1만2000원

우리나라에서는 개와 고양이, 토끼, 고슴도치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더불어 '장난감 같다'는 뜻의 '애완동물' 대신 '서로 돕고 산다'는 뜻의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비율이 약 17.4%인 것을 보면 다섯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가족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영원히 곁을 떠나는 참담한 일을 겪는다면, 혹은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결정해야 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힘든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신간 <고마워, 너를 보내줄게>는 총 20권이 넘는 동물 관련 에세이와 어린이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존 카츠가 농장에서 함께 생활하던 개 오슨의 죽음을 경험해야 했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지금도 자신과 같은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책을 썼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가 반려동물의 죽음이다.

평균적으로 70년을 이상 사는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의 수명은 10~15년을 넘기기가 힘들기에 이 같은 수명의 차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뜻하는 펫로스(Pet loss)는 점차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평생을 함께 한 반려동물을 잃고 난 후 충격과 상실감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경험하기도 하고 그 동안 반려동물과의 생활로 유대감이 형성돼 건강했던 신체에 긴장이 풀려 식욕부진, 현기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반려동물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저자는 반려동물과의 이별과 호스피스 봉사활동, 그리고 농장에서 생활하며 겪은 일들과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얻은 값진 깨달음을 잔잔한 어조로 진솔하게 펼쳐 보인다.

반려동물의 마음 헤아리기, 상실감과 슬픔을 다루고 치유하는 법, 균형 잡힌 사고로 현명한 판단 내리기, 그리고 잘 보내주기 등에 관한 반려동물과 함께하면서 언젠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사려 깊은 조언을 들려준다.

심리학자나 동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분석적이고 판에 박힌 조언이 아닌 이미 겪어본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야기와 직접적인 조언이기 때문에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혹은 이를 경험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와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