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야구를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아토스배 98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현대 정민태(28)는 경기후 10여분간 눈물 속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이닝 2안타로 무실점, 4차전에서 8이닝 5안타로 1실점, 그리고 이틀 휴식뒤 치른 6차전에서 정민태는 팀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마운드를 내려올줄 몰랐다.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한 박재홍과 장타력을 과시한 쿨바 등 우승의 주역은 많았지만 한국시리즈 MVP는 당연 정민태의 몫이었다.

 더욱이 정민태는 LG의 에이스 김용수와의 두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압승, 페넌트레이스 막판 다승왕을 빼앗긴 울분을 씻는 동시에 팀에는 우승의 영광을 안겼다.

〈박달화기자〉

 오늘의 영광이 있기 전에 정민태는 2번의 한국시리즈에 출격해서 방어율 2.70의 빼어난 투구를 하고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태평양 시절인 지난 94년 LG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5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벌이다가 6회 2점을 내준뒤 물러났고 96년 해태와의 패권 다툼에서도 2차전과 5차전에 등판해 잘 던졌으나 타선 침묵으로 승리를 올리지 못했던 것.

 98년 최고의 투수로 등극한 정민태는 또다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