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펜싱·승마 지옥훈련 … 日 꺾고 사상 첫 금
한국 여자 근대5종이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양수진(26·LH), 정민아(22), 최민지(21·이상 한국체대), 김선우(18·경기체고)로 꾸려진 여자 대표팀은 2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서 합계 5120점을 얻어 4760점인 일본을 제치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근대5종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이래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밀려 번번이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은 양수진이 1312점으로 은메달, 최민지가 1298점으로 동메달을 획득, 개인전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을 내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한국이 거둔 최고 성적은 광저우 대회에서 양수진이 딴 동메달이었다.

한국 여자 근대5종 대표팀이 이날 딴 첫 단체전 금메달은 '선택과 집중'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아시아 최강 중국의 벽 앞에 좌절을 맛봐야 했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타도 중국'을 외치며 대표 선수들을 조기에 소집했다.

지난해 11월 소집된 선수들은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1년 가까이 합숙을 하면서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김성진 여자 대표팀 감독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육상과 사격을 엮은 복합종목과 수영에서는 1년간의 훈련만으로는 중국을 앞서기 힘들다고 봤다.

결론은 펜싱과 승마였다. 선수들은 합숙훈련 기간 펜싱 실업팀과 체육대학 펜싱부를 여러 차례 찾아가 세계 정상급 기술을 배웠다.
국군체육부대에서는 훈련 시간의 절반을 승마에 쏟았다.

근대5종 승마는 추첨을 통해 고른 말로 경기를 치른다.

성향부터 그날마다 다른 컨디션까지 어떤 말을 타게 될지 종잡을 수 없다.

기수가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말이 장애물을 넘기를 거부하거나 엉뚱한 길을 달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여자 대표팀의 양수진(LH)과 정민아, 최민지(이상 한국체대), 김선우(경기체고)는 지난 1년간 오전 내내 말만 탔다.

하루 두 세 마리의 말을 타며 임기응변을 길렀다.

김 감독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펜싱, 수영 경기까지 한국을 근소하게 앞서던 중국은 승마에서 두 명이 실격을 당하며 단체전 금메달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