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이틀 만에 어구에 걸려 고장
선수 가족·관객 방파제 관람 촌극
요트 국가대표 선수 강재현의 아버지 강경(서울 영등포구)씨는 지난 26일 왕산요트경기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관람정이 고장 나서 딸의 경기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급하게 투입된 배는 정원이 12명뿐이었고,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강씨는 멀리서나마 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방파제로 발길을 돌렸다.

왕산경기장에서 운영되던 관람정이 어구에 걸려 고장 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조직위는 부랴부랴 대체 선박을 투입했지만, 승선 인원이 줄어들면서 관람객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오전 11시쯤 관람정 접수처 앞. 탑승 예약 문의가 이어졌지만, 관람객들은 자원봉사자 설명을 듣고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요트 경기 첫날인 지난 24일부터 운항한 관람정이 이틀 만인 25일 어구에 걸려 고장이 나면서다.

조직위원회는 수리를 시작함과 동시에 12인승짜리 대체 선박을 투입했다.

하지만 평일에도 매진 사례가 이어진 기존 관람정보다도 작은 배로 운영되면서 경기장을 찾은 이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강씨는 "전국체전 등 국내에서 열리는 다른 대회에서도 보통 50명 이상 탈 수 있는 관람정을 운영한다"며 "요트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조직위에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방파제에는 배를 타지 못한 관람객 수십여명이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접수 창구에는 다음 배를 예약하려는 이들이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김연옥(62)씨는 "방파제에선 경기가 잘 보이지도 않는데, 관람정을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렸고,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수리를 서둘렀다"며 "관람정 수리를 끝내고 28일부터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