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석 빗물·송신기 뽑고 휴대폰 충전 … 미숙운영에 방송매체 불만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경기 중계에 필요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국내·외 방송매체들의 항의와 시청자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28일 조직위와 방송매체 등에 따르면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진 지난 26일 오후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문화방송(MBC) 중계석으로 빗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선 24일에는 변경된 체조경기 일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도쿄방송(TBS)이 중계를 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났다.

도쿄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사고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 조직위에 사과를 요청했으며, 조직위는 곧바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에는 누군가 핸드폰을 충전하기 위해 중계TV 송신기 전원을 뽑아 약 15분 동안 중계자들이 경기상황을 보지 못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경기 설명을 하지 못하게 된 방송사들은 결국 경기 중계를 멈췄고 급하게 광고를 내보냈다.

이와 함께 조직위가 고가의 방송 장비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중계 자체를 방해하는 일도 계속되면서 방송매체의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매체 관계자들은 원활한 중계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한 방송매체 관계자는 "마라톤 코스 시작점에 중계 장비를 싣고 있는 차량이 들어가야 하는데, 조직위가 생각 없이 그 길목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현재 발생하고 있는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은 조직위다"며 "많은 것도 안 바란다. 그냥 방송 방해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경기장에는 각 국가별로 특수 장비와 그래픽 장비 등 고가의 장비들이 투입돼 있는데 경비가 소홀해 장비가 훼손되는 사고가 일어났다"며 "원활한 중계를 하지 못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매일 브리핑을 통해 문제를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계 및 취재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경기를 관람하는 관람객과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남은 대회 기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최성원·정아주 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