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재료 사용 벽면 논란 ... 선수들 부적응 우려
스쿼시 경기가 펼쳐지는 열우물 경기장 코트 벽면을 값싼 재질로 만든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제 공인을 받긴 했지만,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보다 열악한 환경이어서 경기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열우물 스쿼시 경기장 벽면에는 건식의 패널 보드가 사용됐다. 톱밥을 압축시킨 형태로, 세계스쿼시연맹이 공인하는 자재 가운데 가장 값싼 축에 속한다.

연맹이 공인하는 벽면 자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습식의 석고 재질과 패널 사이에 모래를 넣은 반건식, 그리고 건식이다.

이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는 반건식인 독일산 제품이 주로 쓰인다.

열우물 경기장 코트 벽면에 쓰인 건식 패널은 코트당 5000만원 정도로 이들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반건식 재질의 벽면을 쓰면 코드당 8000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 사이에서는 코트 벽면이 국제 대회에서 보기 드문 재질로 만들어져 낯설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공의 회전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선수단 관계자는 "회전이 잘 걸리지 않는 것 같다"며 "기술적인 경기보다는 힘 배합을 잘하는 경기 운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면이 거친 반건식과 달리, 건식의 열우물 코트 벽면은 미끄러운 편이라 기술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열우물 경기장도 당초 설계 과정에서는 반건식 재질의 벽면이 논의됐다. 그러나 시공 업체들이 입찰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장 저렴한 벽면으로 공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시공 업체 관계자는 "보편적으로 쓰이는 재질이 아니라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아쉬움은 있겠지만, 국제 공인 규격에 맞춰서 공사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근영·이순민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