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편의시설 인기
"나이스! 나이스!"

지난 24일 오후 5시쯤 선수서비스센터 탁구장.

말레이시아 선수 3명과 카타르 선수 1명이 2대 2로 편을 갈라 탁구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한 선수가 친 공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가 하면 장 내 구석으로 굴러가고 급기야 상대편을 맞추기도 하는 등 선수들의 탁구 실력이 형편없는 것이다.

져도 웃고, 이겨도 웃는 선수들의 행동도 조금 아이러니 했다. 알고 보니 이들은 경기와 훈련이 없는 시간에 놀이를 즐기러 온 선수들이었다.

요즘 선수들 사이에선 선수촌 내 마련된 선수서비스센터가 인기다. 이 센터는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줄 겸 선수촌 내에서 지루하지 않게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가 마련한 놀이 공간이다.

탁구장 관계자는 "하루 300여명의 선수들이 탁구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요르단, 몰디브 등 거의 45개국에서 다 왔다"면서 "이슬람권, 러시아권처럼 언어가 통하는 나라들은 나라가 다르더라도 같이 와서 탁구를 친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조직위는 선수서비스센터 안에 스크린사격장, 이·미용실, 전동마사지실, 인터넷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해 놓았다. 대기자가 있을 만큼 시설 대부분이 선수들로 가득했다.

특히 여성 선수들 사이에서는 네일아트가 가장 인기가 좋았다. 이날 찾은 네일아트 체험장은 선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8자리 모두 꽉 차고 대기자까지 있었다. 필리핀에서 온 한 수영 선수는 "자원봉사자가 그려준 무늬가 너무 마음에 든다"면서 "경기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덕분에 잘 풀고 간다"고 체험 소감을 전했다.

남자 선수들도 네일아트 체험장을 찾았다. 타투를 받기 위해서다. 한 외국 남자 선수는 상의를 탈의한 채 등에 날개 문신을 새기고 있었다.

센터 옆에 마련된 야외 공연무대 인근에도 산책을 나온 선수들로 붐볐다.

한복을 입고 포토존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투르크메니스탄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남성 선수들은 마루 위에 앉아 공기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문봉근 선수촌부장은 "어떤 시설을 마련하면 선수들이 많이 찾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면서 "준비한 만큼 인기가 많은 것 같아 정말 보람차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