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송도 악취 원인중 하나 … 퇴적물 준설전 수질개선 시급 지적
송도국제도시 악취 원인 중 하나인 남동유수지의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퇴적물 준설이 어렵다면 물 순환율을 높여 악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일보 8월11일자>

11일 오후 2시쯤 인천 연수구 동춘동 송도1교 앞. 남동유수지를 따라 꾸며진 연수둘레길 주변에서 매캐한 냄새가 풍겼다. 저어새 등 철새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조류관찰대 너머에는 수풀 사이로 시커먼 퇴적물이 가득했다.

승기천이 남동유수지와 만나는 동막교 아래도 마찬가지였다. 승기천은 수년에 걸쳐 자연하천으로 조성됐지만 수질이 나쁜 상황이었다. 시커먼 퇴적물이 천변까지 올라왔고, 퇴적물 주변에는 기름띠가 퍼져 있었다. 썩은 냄새도 진동했다. 승기천 물이 남동유수지로 흘러들어 수질을 정화시키기는커녕 남동유수지로 인해 승기천 하류까지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남동유수지 물이 수년째 고여 있는 상태로 방치돼 악취가 심하고 주변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며 "퇴적물을 준설하기 전에 물 순환율만 높여도 지금보다 덜할 텐데,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올해 유독 악취가 많이 나고 있다"고 밝혔다.

남동유수지 악취 문제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악취 탓에 여름에 창문도 열지 못할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동공단 직원들의 민원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남동유수지는 연수구 동춘동 송도 1교 옆에 있다. AG 기간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을 송도국제도시의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자칫하면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사무처장은 "남동유수지 퇴적물은 70~80㎝ 이상 쌓여서 썩고 있다. 퇴적물에 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악취는 주민 생활에 불편을 끼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물 순환율을 높이려고 해도 용수가 많지 않아 어렵다"며 "남동유수지 악취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퇴적물을 준설해야 한다. 예산을 확보해 가능한 한 빨리 준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