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시장 경험 없어 생존율 저조 우려
"카페 등 집중 자영업계 수익악화 악순환" 지적도

# 인천 부평구의 한 제조업체 대표 김모(56)씨는 "중소기업 지원 기관들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갓 졸업한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 대상으로 각종 창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사실 시장 경험이 전무하거나 얼마되지 않는 사회 초년생들이 사업을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냐"며 "우선 지역 기업에 취업해 관련 지식과 업계 분위기 등을 익힌 다음에 창업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천지역 직업전문학교 한 관계자는 "청년들이 창업을 선택하려면 혁신적인 아이템이나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이에 부합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지역에 많지 않다"며 "실제로 청년 창업의 현실은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불필요한 카페와 음식점 등 레드오션(Red Ocean)에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중소기업 지원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청년 창업과 관련한 정책 마련과 지원에 열중이지만, 업계에선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경기 침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제쳐두고, 시장 분위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섣불리 청년들의 창업을 알선하다가는 '줄도산' 등의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월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지자체, 중소기업 지원 기관 등에서 청년 창업이 청년들의 일자리 해소와 미래 지역산업 기반을 만들 수 있다며 관련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혁신적인 청년 창업 CEO를 양성하겠다는 '장밋빛 미래'가 근거다. 중소기업청은 요즘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자금 등 '원스톱 지원'을 통해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이 높은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종을 육성한다는 게 사업의 목적이다.

사업 공고일 기준 만 39세 이하인 자로서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 또는 3년 미만 기업의 대표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 창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지원 사업이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인천도 예외가 아니다.

인천시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서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물포스마트타운(JST) 일자리지원본부는 지난 4월28일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JST 관계자는 "원도심에 창업자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JST 단독 건물을 건립해 인천이 청년 창업의 중심지로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청년 창업자 키우기에 혈안이다.

심지어 앞으로는 고등학생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창업할 수 있다.

지난 4월23일 금융위원회는 청년들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에서 제공하는 청년 창업 지원의 나이 제한을 낮추기로 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이들 기업이 얼마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생존율'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2년차 신생 기업 평균 생존율은 49.1%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경험이 적은 청년들이 자금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인천지역의 한 중소기업 지원기관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창업 지원이 한창인데, 그 중에서도 청년 지원이 활발한 이유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지역 대학생 등을 취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성공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는 청년 수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개발연구원이 창업을 희망하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창업 분야로 '카페·커피전문점'월 꼽힌 데에는 창업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예"라며 "20대 예비창업자들이 새로운 도전이나 아이템보다 생계형 창업에 몰림으로써 지역 자영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