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구조 활동의 '컨트롤 타워'인 해양경찰청 지휘부의 과반수 이상이 경비함정 근무 경력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휘관이 현장 경험이 없다는 것은 상황 판단과 지휘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서 세월호 침몰 사고 같은 대형 해상 사고 발생 시 구조 작전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경 최고 수장인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행정고시 37회 출신으로 지난 1997년 경정 특채로 해경에 입문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명석 장비기술국장과 김광준 기획조정관, 이용욱 정보수사국장도 경정 특채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조직에서 기획·행정 업무를 주로 맡아왔으나, 경비함정 근무 경력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청 경무관 이상 간부는 이들 4명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사실일 경우 지휘부 과반수 이상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현장 경험 없이 지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세월호 사고가 터진 지역을 관할하는 서해지방경찰청 지휘부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현 서해지방청장의 바로 아래 직급인 이평현(경감 특채·경무관) 안전총괄부장도 경비함정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을 제기한 전직 해경 간부는 "해양경찰청 지휘부 상당수가 경비함정 근무를 해본 적이 없다"며 "이는 해경 조직의 구조적 문제로, 대형 해상 사고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지휘 체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꼬집었다.
앞서 국회에서도 해경 간부의 경비함정 근무 경험과 관련한 지적이 제기됐지만 전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해양경찰청 경감 이상 간부 총 144명 가운데, 경비함정 근무 경험이 없는 간부가 78.4%(113명)를 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상임위 소속 한 국회의원은 "해상의 특수성에 맞는 원활한 임무 수행과 함정 승조원 지휘 및 일사불란한 업무 처리에 지장이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지휘부의 경비함정 근무 경력 유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박범준·이순민기자 parkbj2@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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