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1% → 작년 75%
금융위기 후 매년 하락세

은행권의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 중소기업들 사이 꾸준히 제기됐던 "은행 대출벽이 높다"는 말이 엄살이 아니라는 뜻이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이 기업에 빌려준 금액은 잔액 기준 646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5.2%(485조9000억원), 대기업은 24.8%(160조5000억원)이다.

전체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년 전 90%대와 비교해 15%p가량 줄었다.

2006년 91.4%(290조2000억원)였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에 84.3%로 감소했고, 이후 2010년 82.0%, 2011년 78.2%, 2012년 75.1%, 2013년 75.2% 등으로 매년 하락 추세다.

반면, 2006년 8.6%(27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대기업 대출 비중은 2009년 15.7%, 2010년 18.0%, 2011년 21.8%, 2012년 24.9%, 2013년 24.8%로 상승했다.

은행 측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 감소 이유를 금융위기 이후 부실이 발생한 조선·건설·해운 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축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은행이 대출 문턱을 점점 높이기 때문이라는 푸념을 한다.

남동구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현금 유동성이 없는 지역 중소업체들은 은행 의존도에서 절대적이지만 2000년 후반부터 업체 힘으로만 은행에서 대출을 승인 받기 힘들어졌다"며 "신용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통한 보증 대출이 아니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방법 중 은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8.8%(474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직접 대출은 5조6000억원이고, 주식·회사채·벤처 투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은 9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중소기업 대출이 75.5%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신용보증 규모를 늘린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자 정부가 공적 신용보증으로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신용보증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1.6%(49조원) 수준이었지만 2013년 6월 말 15.7%(74조4000억원)까지 불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