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산둥성 1500위안 2009년比 두배 늘어
파견인원 10% 제한 현지인 채용 압박도

인천지역 중소기업 가운데 중국에 투자한 업체들이 현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최저임금이 고공 행진을 거듭하며 임금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의 최저임금은 작년 대비 12% 오른 1560위안(약 27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800위안·약 13만9000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액수다. 지역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가 가장 많이 진출한 산둥성도 9% 오른 1500위안으로 2009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상하이와 함께 가장 임금 수준이 높은 선전은 13% 인상된 1808위안으로 현재까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톈진(1500→1680위안), 산시(1150→1280위안), 충칭(1050→1250위안) 등도 9~19%씩 올랐다.

중국 정부에서 2015년까지 최저임금을 매년 15%씩 올린다는 말도 나와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현지 시장 분위기가 해외 진출 업체들에 지속적으로 자국민 채용을 압박하는 추세다. 중국은 이달부터 노무 파견 인원을 총 고용 인원의 10%로 제한하는 '노무파견잠정시행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지역 기업들은 공장 생산라인 근무자나 유통 매장의 판촉 직원 등을 파견 근로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데, 현지 직원을 더 채용하면 인건비 상승 부담 폭은 더 커지게 된다. 인천지역 업계에서는 한·중 수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여년 전부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는 제조업체가 늘었다.

현지의 값싼 인건비를 보고 부지를 매입해 설비 투자 등을 진행했지만, 요즘에는 동남아 국가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중국에서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인천지역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다 보니 중국 공장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처음 중국 공장 투자를 결정했을 때는 동남아 국가보다 위치도 가깝고, 인건비도 낮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중국 공장의 규모를 줄이거나 정리해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업체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들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지만, 워낙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많고, 계속된 경기 불황 속에 무리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어 그마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중국에 이미 진출한 기업이나 앞으로 중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업체들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며 "중국의 최저임금제는 지역별로 인상 폭과 시기가 다른 게 특징이라 이에 대한 정보를 얻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며 "근로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등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전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