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8·15 북측 이산가족 서울방문단 단장으로 류미영(78)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선정한 것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첫 실천사업인 이산가족 교환방문에 「민족대단결」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류씨의 남편인 최덕신씨(89년 사망)는 월북하기전 국군 제1군단장을 거쳐 5·16직후 외무부장관, 서독주재대사, 통일원 고문 등을 지내는 등 전형적인 「반공-반북」의 길을 걷다 86년 4월 북한으로 갔다. 북측은 우선 그가 민족 지도자였던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민족대단결」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 그의 부인 류씨를 방문단장으로 선정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북측은 최씨가 「월북」한 이유에 대해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묻지 않고 정견과 주의 주장 신앙에 관계 없이 다 포섭하여 함께 손잡고 나아가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민족대단결 노선에 깊이 감동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북남대화의 전과정」을 남북 각계각층이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폭넓은 대화의 장으로써 7·4 남북공동성명이 천명한 자주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에 따라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실천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이산가족 상봉문제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북측이 류씨를 서울 방문단장에 선정한 배경에는 북한체제내에서 차별 받지않고 살고있는 월북자의 금의환향을 부각시킴으로써 류씨와 남편 최씨의 자진 「입북」에 대한 남한내 오해와 반감을 불식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고 볼수 있다.

 실제로 류씨는 남편이 사망한 다음해인 90년 3월 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고문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93년부터 남편 후임으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맡은 이후 현재까지 남한내 종교단체들과의 각종 협력사업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당서열 20위권 안에 드는 류씨의 이번 남한 방문은 북측이 주장하는 「민족대단결론」의미나 「월북자의 금의환향」 부각외에도 상당한 다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