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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인천중학교에 다닐 때 길영희(吉瑛羲) 교장 선생님께서는 종종 외부인사를 초청해 특별강연회를 마련했다. 당시 외무부 장관이었던 변영태 장관을 비롯해 육군 정훈감을 지내던 선우휘씨 그리고 서울고등학교 김원규 교장 선생님과 농대 유달영 교수 등이 특강을 맡았던 기억이 난다. 중학생 입장에서 변영태 외무장관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사건이었지만 장관이 직접 웃통을 벗고 연단에서 아령체조를 하면서 건강한 체력을 강조하던 대목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각 과목 담당 선생님들에게 교과과정 이외 이야기와 훈화적 언급이 인상 깊게 들릴 때가 많다. 고전음악을 좋아하고 일가견이 있던 수학 선생님한테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배경을 들으며 전곡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중학생에게는 과분한 사치이기도 했다. ▶2006년에 개교한 인천 논현고등학교(교장 이덕호)는 개교 이래 '미래를 향한 꿈·배움·실천이 어우러지는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전 교직원이 혼연일체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신흥 명문 고등학교로 꼽힌다. 2011년에는 인천시교육청 '10대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선정돼 학생 각자의 가치를 존중하는 다양한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논현고등학교는 2013년도에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평가됐고 교육부 요청 탈북학생 교육지원 방안정책 추진학교로 전국 응급처치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필자가 학창시절 당시 중·고등 교육현장의 사표로 자타가 공인했던 인천중학교 길 교장님과 서울고등학교 김 교장님에게 듣고 보고 배웠던 것이 일생동안 양식이 됐음을 돌이켜보면 교장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 주 논현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요청에 따라 신입생 앞에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의 학창 생활 일화를 소개하면서 21세기에 걸맞은 문제의식과 외국어 학습자세를 학생들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학생들과 필자 특강을 경청하고 있던 교장 선생님을 보면서 인천의 앞날이 밝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