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 中 옌타이대 '장보고 무역체험' 교류
   
▲ 중국 옌타이대 학생들이 중구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인천경제상황을 살펴 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인하대학교

2003년부터 맺어온 인연 10년 넘게 지속 … 여름·겨울 양국 방문

작년 6월 中 찾아 무역활동 경험 … 이달 中 학생 인천 현지탐방



인하대학교와 중국 옌타이(烟台)대 학생들의 아름다운 교류가 벌써 10년째를 맞고 있다.

인하대 국제통상학부에서 무역실무를 가르치는 신한용(54·인터뷰 참조) 겸임교수가 다리를 놓으면서 학부 행사로 시작, 이제는 양 대학이 정식 국제교류협정 및 자매결연 체결을 통해 대표적인 한중 학생 교류 행사로 자리잡았다.

경상대학이 주최하는 올해 한국프로그램은 지난 13~16일 인천항 일원에서 열렸다. 인하대 김미지 학생기자가 이 행사에 동행취재했다.


▲대표적 한중 학생교류프로그램

인하대 경상대가 주최한 한중 학생교류프로그램은 13~16일 인천항 일원에서 열렸다.

공식적으로는 올해 8회째다.

그렇지만 역사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중국 옌타이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한용 겸임교수가 산둥성(山東省) 명문대학인 옌타이대를 찾아가 양 대학 간 교류협력을 제안하면서부터다.

그 해 옌타이대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찾았고 이렇게 이어진 인연은 양 대학의 정식 국제교류협정 및 자매결연 체결에 이르게 됐다.

올해 방문에는 옌타이대 린리지에(40) 부원장을 비롯한 교직원, 학생 등 50명이 찾았고 인하대에서는 신 교수 등 27명이 이들을 맞았다.

양 대학 학생들은 국내 최대 수입항이자 아시아 유일의 갑문을 갖춘 인천내항을 둘러보며 항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봤다.

마침 인천항만공사와 옌타이항만공사는 자매항으로 직원 상호교류가 이뤄지고 있어 의미를 더 했다.

양 지역 모두 항만을 끼고 있으며 항만경제가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 도시 간 카페리도 운항한다.

인하대 공영광(24) 학생대표는 "인천에 살면서도 항만이 있다고만 알고 있었지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직접 보고 설명도 들으니 더 가깝게 느껴지고 중요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옌타이대 왕웨이밍(23) 학생대표는 "허브도시 인천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인천항에서 큰 역할을 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말했다.


▲장보고 무역체험, 예비 무역인의 국제무대 향한 첫 발판

2003년부터 시작된 양 대학 학생교류프로그램은 '장보고 무역체험'으로 불린다.

무역실무를 경험하지 못하고 이론수업에만 치중된 학생들에게 해상왕 장보고와 같은 기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장보고를 보티브로 삼아 실제로 장보보가 무역했던 지역, 바로 현재 중국의 산둥성이다.

장보고가 신라방을 설치해 동북아 무역의 중심이 됐던 것처럼 학생들이 직접 작은 신라방을 설치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금의 장보고 무역체험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학생들은 한국에서 미리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준비해 생애 첫 무역 비즈니스를 경험한다.

이어 옌타이대에서 발표 및 교류를 진행해 발표력과 파트너십을 기를 수 있다.

장보고 무역체험은 크게 여름 프로그램과 겨울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진다.

여름에는 한국학생들이 중국을 방문해 장보고 신라방 설치 지역 탐방, 옌타이대 방문, 무역 활동 실시 등의 활동을 벌인다.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은 바로 '무역 활동'이다.

예비 무역인들인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학생들이 직접 옌타이대 내에 신라방을 설치해 한국에서 준비해 간 물건을 판매한다.

지난해 6월에 진행됐던 장보고 무역체험에서는 염색약, 한국 과자, 옷, 머리띠,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들이 중국학생들에게 판매됐다.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마케팅 전략으로 중국학생들이 큰 관심을 가졌다.

특히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 화장품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비록 중국어 실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무역에서 언어보다 중요한 비즈니스맨의 마인드를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평가다.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유민주 학생은 "직접 물건을 판매해 본 경험이 없어서 처음에는 잘 팔릴까 불안했지만, 반응이 좋아 점점 용기가 생겼다. 학교에서 수업만 듣다가 실제로 무역 활동을 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다음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겨울에는 중국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문화 체험, 인하대 방문, 한중 문화 교류 활동 등을 벌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여름 프로그램에 좋은 인상을 받아 겨울에 한국 방문을 결심한 리우 린 학생은 "한국학생들에게 받은 것이 많아서 그에 보답하고자 한국을 직접 방문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히려 받아가는 것이 많아 고마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장보고 무역체험 11년, 그 성과와 향후 과제는

1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비해 '장보고 무역체험'이 이룬 성과는 크다.

우선 학생들이 재정적 부담없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무역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막연하게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무역인이 돼 가격 책정, 마케팅 전략 수립, 물건 구매 등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직접 판매하는 경험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기회다.

따라서 개개인이 배낭여행을 가거나 교환학생을 갔을 때에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장보고 무역체험'에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을 방문한 후 한국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중국학생들 역시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인하대 국제통상학과는 중국어가 필수 전공과목이기 때문에 꼬박 3년간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

그러다보니 중국어 실력 향상에도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된다.

학과 특성상 중국인 학생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과 교류할 기회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그램 참여 시 중국어를 더 많이 쓴다는 것이다.

중국어 실력 향상과 더불어 노력하면 학점까지 얻을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중국에 특화된 국제 인재를 기른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를 한다. 겨울프로그램은 인천이 주활동 무대다.

인천의 대표 관광지인 월미도, 차이나타운, 송도국제도시 등을 중국학생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인천이 각인될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한국 재방문 의사를 비치며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한·중 관계에도 프로그램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장보고 무역체험의 성과에 비해 그 입지와 규모가 다소 작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경상대학이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 규모적 제한이 있다.

단대 내의 제한된 예산으로 장보고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하기가 벅차다는 분석이다.

프로그램의 규모 확장과 지원을 위해서는 인하대뿐 아니라 인천 소재 대학, 나아가 인천시의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장보고 무역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왜 매년 모집 정원 이상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는지, 지역과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교류 활동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교류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하루라도 더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사진 김미지 인하대 학생기자 kimmiji74@gmail.com 정리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



■인터뷰 신한용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겸임교수


"현장서 익힌 실무, 학생들에 전하고자 교류 제안"


신한용(54·사진)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무역실무 겸임교수는 중국과 개성공단에 꽃게잡이용 그물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여럿 갖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중국을 오가며 공장을 운영하면서 몸으로 익힌 무역실무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옌타이대와 국제교류를 제안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 교수는 "학생들이 이론수업에만 의존하고 있고 정작 무역실무는 회사에 취업해서 다시 배워야 하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라며 "몸으로 익힌 무역실무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면 무식한 방법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옌타이에서 공장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옌타이대를 찾아 국제교류를 제안했다.

한중이 수교를 한 지 막 10년이 지난 무렵이었던 만큼 한국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높았고 1년에 두차례씩 상호교류한다는 점에서 교류는 생각보다 일찍 시작했다.

일단 자신이 겸임교수로 있는 국제통상학부부터 교류에 나섰고 이후 학교 차원의 자매결연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경상대가 주관하고 있다.

신 교수는 "옌타이는 중국 산둥성의 대표적인 도시로 해상왕 장보고 유적이 많은 곳"이라며 "마침 인천항만공사와 옌타이항만공사가 자매결연을 추진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터여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도 있었지만 양 도시와 양 대학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10년에 이르는 교류실적을 쌓게 됐다.

그는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면서 동기부여가 됐는지 학업성취도가 월등히 높아졌다"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우수한 무역인들이 배출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는 옌타이대는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합작해 동북 연안 발전을 위해 만든 학교로 출발부터 중국정부의 높은 관심 속에서 명문대로 성장하고 있다.

/글·사진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