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끝까지>제레미 하우드 저이상일 옮김푸른길192쪽, 2만8000원


인류의 가장 오래된 커뮤니케이션인 지도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정답은 "그렇다" 이다.

새책 <지구 끝까지>(푸른길·192쪽)는 지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지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이 책에 실린 100장의 지도를 통해 검증된다.

문자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그려진 최초의 지도를 보면, 세상을 재현하는 그 탁월한 능력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세상을 올바르게 재현한 지도이든, 잘못 재현한 지도이든 혹은 원하는 세상을 재현한 지도이든 지리적 실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은 그 어떤 시각 자료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도가 가진, 인간 세상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사물, 개념, 조건, 과정 들을 공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은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가장 오래된 것이 지도였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지도의 역사는 인류가 세상과 맺어 온 관계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지도를 보면 국가의 발흥이나 쇠퇴, 종교의 성장, 과학의 탄생, 새로운 땅의 정복까지도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사 시대의 암각화에서부터 인공위성 영상을 토대로 컴퓨터를 이용해 그리는 최신의 지도에 이르기까지, 지도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재현하기 위해 지도학을 사용해 왔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왔다.

<지구 끝까지>는 세상을 진정으로 바꾼 100장의 지도를 골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말해준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이 책은 인류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지도를 이용한 그 흥미진진한 방식들을 역사적으로 탐구하는데, 제국의 형성과 군사 기동, 정치 선전, 기도와 재정, 보건 그리고 길을 찾기 위해 지도가 활용되어 온 방식들을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 지도 제작자들은 지도의 진실성에 대한 우리의 본능적인 믿음을 이용해 왔다.
이처럼 <지구 끝까지>는 세상을 바꾼 지도들 중 단 100장의 지도에 대한 이야기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