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배 前 인천발전연구원장
GCF 유치 성과 … 시민은'골목행정'더 원해
물동량 감소 위기 탈출 방안은 제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위해선 서울 접근성 높여야
대학서 계속 연구할 것 … 교육감 출마검
   
▲ 김민배 전 인천발전연구원장이 지난 3년간의 연구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김민배 전 인천발전연구원장은 법을 논하는 학자면서, 이 시대와 쉼 없이 소통하고 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김 원장에게 법을 묻기 보다, 흐트러진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

학교(인하대)에서도 그는 부지런히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그가 맡은 인천발전연구원은, 첫 발부터 인천에 청진기를 들이대며 인천 아젠다를 선정하는 등 정부를 향해 일갈했다.

'인천이 원하는 것, 정부는 280만 시민의 원함에 답하라'.

2011년 12월24일 부임 후 3년이 지났다.

그가 서구 심곡동(인천발전연구원, 흔히 심곡사로 부름)에서 갈고 닦은 내공을 펼치려 준비 중이다.

안갯속 세상을 분석하기 위해 그의 눈초리가 매섭다.

그간의 발자취와 미래를 물었다.

역시나 인천을 논했고, 인천에서 답을 찾았다.


▲ 2010년 12월24일 취임했다. 재임 생각은 안 해봤나.

- 송영길 시장 당선 이후 새로운 인천의 정책을 세우는게 나의 임무였다.

송 시장이 야권 단일화로 당선됐으며 야당을 대변하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야권 뿐 아니라 인천에서 여권까지 어우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핵심이 될 인천발전연구원의 원장 자리에 누군가 나를 추천했고 송 시장이 지목했다.

양쪽의 의견을 두루 들어 시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었다.

나는 송영길 시장의 인수위원회에 들어가지도 않았었고 특별히 선거에 기여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중책을 맡게 됐다.

사실 1년만 하면 될 줄 알았다.

3년 임기를 다 채운 것은 인천시의 재정위기가 큰 원인이었다.

대안을 세우고 극복하는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내가 무책임한 사람이 될 상황이었다.

그래서 3년 동안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인천발전연구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공직과 연결 돼 있고 선거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시정을 비판하거나 드라이브를 거는데 한계가 있었다.

시와 완전히 다른 방향을 지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새로운 분에게 이 자리를 옮겨 주고 원래 내가 하던 인하대학교 교수직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 지난해 초 여론조사를 거쳐 '인천시민 아젠다'를 선정하고 발표했다. 지금 이 아젠다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 첫째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주요 정책을 알리고 둘째는 중앙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용도였다.

우리는 최근 지역 신문에 연속적으로 보도 됐던 주제들 중 선별해 인천의 아젠다로 선정했다.

시민들 입장에서 인천시의 현안을 정리하고 해결하는 차원이었고 일각에선 여의도 국회 관심을 끌기위해 착안한 것이었는데 그 뒤에는 대선 과제와도 연결이 됐다.

이 아젠다들이 실천 됐는지는 조금 다른 문제다.

인천의 현안은 재원은 물론 제도적 법률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가 많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충돌하는 점도 꽤 된다.

이슈화에는 성공했다고 본다.

해결과 실현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이 중 하나라도 국책사업으로 지정된다면 인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장기적으로 인천 발전 위해 필요한 아젠다는.

- 전통산업과 뿌리산업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인천의 미래상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 인천의 탈출구는 물류일지도 모른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은 물류의 중심지 이지만 물동량은 점점 감소 추세에 있다.

결국은 제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로 과제를 가지고 있는 산업단지 구조화가 핵심이다.

구도 고조화를 해야 물건의 생산과 제조업 기반, 물동량이 모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전통산업과 뿌리산업 강화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이는 다음 선거에서도 집중해야 할 사안이다.

또 인천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은 미래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근혜 정부는 물론 이후 다음 정부에서도 해결해야 할 일이다.

KTX가 지나가지 않는 인천은 뭘 해봐야 경쟁력에서 뒤쳐진다.

남북 방향의 인프라는 어느정도 구축했다고 보이지만 서울을 잇는 동서 교통수단은 형편없다.

여의도나 강남을 30분 내 주파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인천은 분절된 상태로 갈 것이다.


▲ 송영길 인천시장의 핵심 그룹 멤버였다. 송 시장 3년을 평가한다면.

- 언젠가 사석에서 송 시장이 그러더라.

정치와 행정은 차이가 있다고.

이제 그 뜻을 좀 알 것 같다.

정치와 행정은 괴리가 있다.

실제 시민들이 원하는건 '뒷골목 행정'이다.

물은 안 얼고 잘 나오나, 쓰레기는 잘 치우나 같은 것이다.

기초 영역인 것 같지만 시민들은 삶과 직결돼 있는 행정을 피부로 느낀다.

인천시는 뒷골목 행정에 소홀한 것 같다.

녹색기후기금(GCF)나 월드뱅크 등의 유치는 인천 역사에 획을 그을 만큼 큰 성과이지만 시민들이 얼마나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유치의 효과가 원도심까지 미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 때까지 시민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IFEZ 성장과 같은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시민 주거환경과 구체적인 삶, 마을공동체, 원도심과 같은 행정을 먼저 돌봤어야 했다.

인천버스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8000억원에 팔지 않았나.

이 비용을 원도심에 투입했다면 인천은 지금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10개 군·구에 800억원씩 줬다면 어땠을까.

골목이 바뀌어 있었을 것이다.


▲ 꿈이 뭔가.

- 인천 교육감에 도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교육감은 소명감이 있어야 한다.

인천의 교육 환경과 역사에 대한 감도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학부모들이 원하는 소명에 내가 적합한 인물인지 지켜봐 달라.

인천의 교육 행정은 많이 개선되야 한다. 예전처럼 8남매씩 키우던 때와는 다르다.

집안에 아이가 하나 둘 있는 만큼 자식의 교육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제도를 완전히 변화시킬 만큼의 역량이 나에게 있는지, 단단히 버티고 기성세대와 싸울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은 아직 못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겠다.

교육감 선거가 아니더라도 대학에 있으면서 끊임 없이 연구하겠다.

인발연에서 우리사회의 매커니즘을 많이 배우고 간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시간이었고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제 그 도움과 은혜를 돌려드릴 때다.


/대담 이주영차장·정리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김민배 前 원장이 꼽은 '인천 긴급 현안'은?>

"동 - 서 교통망 구축 최우선"

내부순환선 등 교통제도 재정비

서북부 중심 네트워크 조성해야


김 원장은 인천의 동서축 교통 인프라 마련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서쪽으로 치우친 인천이 동쪽으로 연결되는 교통 체계가 부족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부 순환선과 구도심·신도심을 잇는 환 형태의 교통 제도를 다시 정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발상은 인천발전연구원이 지난해 연구과제로 삼았던 '인천 서북부 교통인프라 기본구상' 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보고서에서는 인천이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이 구축 되더라도 내부 교통망과 환승 체계와 연결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 된다고 지적했다.

시 내부적으로는 루원시티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북항, 경인아라배길, 경인항, 청라경제자유구역, 검단신도시, 검단산업단지 등 대단위 개발사업들이 서구를 포함한 인천시 서북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곳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이 연결되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점차 인천시의 동서 구간 교통 네트워크가 조성되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