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광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 강광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오는 12월6일 퇴임식을 갖고 본연의 삶인 화가로 돌아간다. 강 대표이사는"지난 3년간 아쉬움도 많지만 인천의 예술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광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다음달로 3년간의 임기를 끝마친다.

지난 3년간 잘 한 일도 있었고 아쉬운 일도 있었다.

그는 지난 3년간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보다는 인천시민들을 위한 예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이사는 오는 12월6일 퇴임한다.

퇴임을 앞둔 강광 대표이사를 김왕표 인천일보 편집국장이 만나 얘기를 나눴다.



지역민 참여 '인천왈츠' 등 시민문화 활성화 역점

근대문학관 개관·강화고려역사재단 출범 이바지

시 보조금 줄어 … 기부문화 활성화로 타개 노력

내달 퇴임 … 내년 재단10주년·소통 증진을  



▲지난 3년간 인천문화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요.

'인천문화의 중심은 시민'이라는 것입니다.

시민이 문화의 중심에 있을 때 문화예술이 풍부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민 중심의 문화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 역점을 둔 사업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민문화 활성화 사업입니다.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그 기초를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직접 만드는 뮤지컬, '인천왈츠'가 그 예입니다.

공연이든 축제든 자신이 주체로 됐을 때 행복도 혹은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동네에서 벌어지는 조그만 문화적 활동에도 시민들이 참여하는 일이 진정한 문화도시 인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인천문화재단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재단을 운영하는 데 부담도 있었을 것이고요. 성과적인 측면에서 보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한국근대문학관을 개관했습니다.

재단 1기에 초석을 놓고 2기에 계획이 만들어져 3기에 완료된 사업입니다.

그리고 강화고려역사문화재단을 인큐베이팅해 본 조직을 출범시키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의 조직력과 행정력이 토대였습니다.

전문 인력의 양성을 위해 개원한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과 협력 강의를 개설했고, 세금으로 조성된 재원을 지원하면서 투명성과 목적성을 높이기 위해 진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단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계약직과 용역직원의 신분을 전환하고 모든 직원에 대한 처우를 균등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재단청사를 완공해 업무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인천아트플랫폼의 잔여 공간을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인천시의 재정 형편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재단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재단은 지금까지 기금이자로 경상운영비를 충당하고 인천시에서 사업비 중 일부를 보조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인천시 재정이 어려워져서 2012년에 30%가량 보조금이 축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사업을 조정하면서도 문화예술 현장에 충격이 미치지 않도록 지원사업의 예산규모를 2011년 기준으로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금 이자율은 재단 출범 초기에 비해 50%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기금 확충은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예산이 축소되더라도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시민들에게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하자는 게 기본방침입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축소되는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근대문학관을 개관해 필요로 하는 예산은 늘어났는데 2014년에는 인천시 보조금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천시 재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이 상황을 함께 견디면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재단은 기부문화 활성화 노력으로 이 문제를 보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천시의 발상 전환이 핵심입니다.

대공황기의 미국이 오히려 문화예술 인프라 조성에 더 많은 투자를 했던 데서도 알 수 있듯 어려운 때일수록 문화예술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 시민들을 위로하고 이 분야의 일자리와 사회적 희망을 만들어왔던 국내외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을 적극 검토해서 창조적으로 계승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기 중에 재단에서 이루고 싶은 업무가 있는데, 아직 이루지 못한 업무가 있는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천시 재정의 악화로 인해 재단의 재정도 나빠진 상태입니다.

그 대안의 하나로 기부금품 모집과 기업메세나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경상운영비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 모델도 개발해야 합니다.

현재 기부금품 모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차기 대표이사로는 어떤 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과 함께 인천에 대한 애정과 객관적인 판단력을 갖춘 분이 오셨으면 합니다.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하시면 더욱 좋겠고요.


▲앞으로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소통하는 재단을 만들기 위해 시민문화사업을 강조하고 또 활성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내년이면 재단이 설립된 지 10주년입니다.

앞으로 새 대표이사와 재단 임직원들이 활발히 소통해 재단이 앞으로 나아가야 될 비전을 설계하되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합니다.


▲직원들의 현장 경험과 내부 소통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재단이 지원하는 사업에 대해 직원들이 현장감을 익힐 수 있도록 참관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달 직원들의 참관일정을 내부 인트라넷에 공지해 직원들이 현장에 찾아가 프로그램을 보고 참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합니다.

또한 규모가 큰 지원사업의 경우에는 내부 직원 참관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모셔 현장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사협의회 및 고충처리위원회 등 재단 내부의 공개적인 소통의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진정성과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각자가 인천과 인천 문화예술, 그리고 사람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을 갖고 다가서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과거 인천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실시한 문예진흥지원사업 평가에서 최고평가를 받아왔는데 요즘은 어떤가요.

우리 재단은 체계적인 지원사업 운영과 지역문화 활성화에 대한 노력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실시한 문예진흥지원사업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가 등급)을 5회나 받았습니다.
요즘은 조금 낮아졌습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지원사업시스템이 충분히 따르지 못한 부분도 있고, 전국 문화재단 간 변별력이 희미해진 탓도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평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인천시민과 예술인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것이냐를 기준으로 그에 걸맞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재단과 예술인, 시민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겠지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십시오.

지난 3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고요.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가 커다란 포부와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인천시민으로 돌아가 인천문화재단과 인천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담=김왕표 편집국장·정리=김진국기자·사진=양진수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