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의 미래 조명 ④ 고덕남 강화교육청 교육장
   
▲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고덕남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 그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강화교육지원청


'작은학교 두레과정' 운영 … 도시학교와 상호협력 유지

방과후 학교로 학생들 적성 함양·사교육 비율 최소화

'내 고장 나들길 걷기 축제' 등 밀착형 프로그램 기획

공모제 교장 비율 높여 … 비전 수립·학부모 신뢰 효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는 농·산·어촌이라는 특색을 지닌다.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는다.

강화는 방과후 학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에 따라 '두레교육'이라는 공동교육이 태동하기도 했다.

고덕남 강화교육지원청장에게 강화 지역 특색을 살린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강화교육청의 특색사업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먼저 '작은학교 두레교육과정 운영'을 꼽을 수 있겠다.

명칭 자체가 생소할 텐데, 강화에서만 운영하는 교육이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협력교육과정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해가 쉬울 듯싶다.

올해 교육부에서 전국 10개 현장지원 우수 프로그램으로 인정을 받아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강화만이 아닌 인천교육의 자랑이다.

강화에선 '작은 학교'를 운영하는 데 교사와 학생이 적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착안해 인근 학교와 서로 협동하는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는 그 개념을 좀 더 확대해 협력대상을 넓혔다.

인근 학교만이 아니라 도시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 다양하게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체험활동과 체육대회 등을 함께 운영하고 교사들도 각종 연수나 협의로 상호 협력하는 기본 틀을 유지한다.

학교별로 도시학교와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학생들이 서로 도시와 강화 농·산·어촌을 방문·교류하는 활동을 벌인다.

배움의 터를 넓혀나가는 방식이다.

지역사회와는 교육기부을 활용해 작은 학교에서 부족했던 진로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등 학생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높인다.

아울러 교육환경 인프라가 도시지역에 비해 적은 강화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푸르미 교실'을 운영한다. 작은 학교에서 1대 1 맞춤형 개별화 교육을 하도록 권장한다.

기초학력이 단순한 암기와 주입 교육으로 단기간 상승효과를 보는 게 아닌, 학생들이 자신 있게 공부하는 마음을 갖게 하도록 '공자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공부 자신감'을 줄인 말로 학생들의 학력 부진 원인을 찾고 이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공자 맘 프로그램'과 교과연구회와의 연계 지원, 학력 컨설팅단 운영 등으로 학교 현장을 지원한다.

강화지역 학생들이 사교육 없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추기 위한 일이다.



▲강화에서 방과후 학교란.

-강화는 전체적으로 사교육 성장을 어렵게 하는 여건을 지닌다.

강화읍에 일부 학원이 있긴 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학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도심지역처럼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특별히 따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이러한 공백을 방과후 학교를 통해 보완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여겨 방과후 학교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강화지역에선 방과후 학교 의존도가 유독 높다. 그래서 방과후 학교를 통해 거의 모든 학생이 취미와 특기를 찾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방과후 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은 물론 학습부진영역도 사교육 없이 교사 노력으로 풀어가야 하는 탓에 그 중요성은 다른 교육지원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공자 프로그램'으로 마음의 치유부터 실제 학습부진을 이겨내는 결과까지 모든 지원방안을 마련해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강화에서 방과후 학교는 미술학원이자 체육학원, 음악학원이고, 부족한 공부를 보충할 수 있는 보습학원이기도 하다.

그 결과 강화 학생들은 대부분 예체능에 대한 특기를 하나씩 다 갖게 됐다.

학습 부진도 사교육 없이 해결하고 있다.



▲지역적 특색을 활용한 사업은.

-강화는 다른 곳에 비해 자연적·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문화유적과 박물관 등이 많고, 마니산과 강화남단갯벌 등 자연환경을 고르게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강화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학생들이 '시골'이라는 이유로 자칫 지역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고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강화군청과 함께 '내 고장 나들길 걷기 축제'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살고 있는 고장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걷기 코스는 이미 전국적인 관광자원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 일석이조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 외에도 우리고장 갑비고차(강화의 옛 지명) 탐사 퀴즈대회를 열어 지역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으로 '강화사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제 교장 비율이 높은 편인데.

-강화에는 공모교장 비율이 높다.

초등학교는 60%에 가깝고 중학교는 10%에 이른다.

강화는 가산점을 받는 도서접적지역이다.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생활환경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교장 공모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학교장은 대개 짧게는 1년6개월, 길게는 2년 정도 근무하다 시내로 전근을 가는 형태를 반복해 왔다.

그러다 보니 학교발전 비전을 세우기도 어렵고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에 대한 믿음을 갖기 힘들었다.

학교가 단지 가산점을 받기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전락한다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모제 교장이 늘어나면서 이런 걱정은 이제 없어졌다.

공모교장이 되면 4년간 임기를 한 학교에서 보장하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학교장의 철학과 교육관이 지속적으로 스며들게 하면서 학교발전 기틀을 세운 게 사실이다.

학교장 입장에서도 4년간 근무를 해야 하는 학교가 발전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특색사업 등으로 학교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이 공모제 교장 비율을 높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강화에서 교육장은 어떤 의미인가.

-강화에서 교육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자리다.
학교와 학생이 적지만 상대적으로 장점을 특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한편으로는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한 학교 통폐합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심하기도 한다.

다른 곳에는 없는 고민거리다.

지역사회에서 바라보는 교육지원청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그래서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줄곧 하게 된다.

강화교육장으로 있으면서 지역적 특색이 강한 강화에서의 교육은 교육지원청 독단적인 노력만으로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화군청과 관련기관, 지역 주민, 문화유적 관련 기관, 기타 교육·진로 관련 기관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강화지역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견해 미래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