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매립지(인천시 서구 경서동)에 집단농장을 건설키로 한 정부 방안은 지난 91년 매립지 준공이래 처음으로 시의에 맞는 활용방안이 제시된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용도변경론과 당초 매립목적대로 농지로 써야 한다는 당국의 확고한 태도가 팽팽히 맞서온 지리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를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아무튼 방대한 매립지가 더이상 사장되지 않고 우리의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의 방안중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직자들에게 일터를 제공하는 점이다. 정부는 이 매립지를 3천억원에 매입, 여기에다 대규모 집단농장을 건설해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일정기간(5~10년) 일하면 토지불하권을 준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아측을 도우려는 다시 말해서 특혜시비가 나오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도 있지만 그것은 일단 실업자의 생존문제로 보고 그 원칙에 따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매입이 확정될 경우 실업자들을 동원해 대규모 농지와 화훼^축산단지를 조성하고 앞으로 건설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키부츠」와 같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집단농장을 조성하면서 실업자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외화도 버는 일거양득의 실속있는 결과를 축적하는 길일수도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실업자 정착이라는 원칙에 대해서만은 흔들려도 그리고 여기에 정치논리가 개입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매립지는 명백하게 농업용이었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했다. 당초 1천1백여만평이나 7백40여만평이 국가에 귀속되거나 팔렸고 나머지 3백82만평을 동아측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줄기차게 용도 변경을 시도해온 사실이 그 점을 입증한다. 그나마도 동아가 부실에 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에 놓이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볼때 국토이용의 극대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당국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좀더 신중한 자세로 추진작업에 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