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파주지사의 호화청사 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애초에 구 청사는 파주시의 자랑거리라 할만큼 봄이면 수백여그루의 벗나무가 만개해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찾는 파주의 명소였다.

그런 곳을 파주지사는 청사가 노후했다는 이유로 주변의 벗나무는 모두 캐내고 삭막한 콘크리트로 외벽을 쌓고 웅장한 건물로 신축중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청사 공사비다.

한때 호화청사 논란이 됐던 성남시청사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렇다.

당시 성남시청사는 연면적 7만5000㎡에 1633억의 예산이 소요됐다.

성남시청사는 ㎡당 217만원의 공사비가 들었지만 파주지사는 고작 2505㎡의 연면적에 ㎡당 239만원이라는 공사비를 투입, 논란이 됐던 성남시청사보다 더 많은 예산을 쓴 셈이다.

파주지사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고려했다', '앞으로 50년을 내다봤다', '농어민 사랑방을 운영한다' 등으로 변명하지만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고작 54명이 근무하는 청사를 66억이나 그것도 부지매입비 없이 순수 공사비만 사용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당시 관계자들의 감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 파주지사는 조달청에서 공시한 일반청사와 달리 전시시설이나 스포츠센타처럼 높은 공사비가 소요되는 청사와 비슷한 공사비를 책정했다.

조달청의 공시내용을 보면 일반청사보다 스포츠 시설, 전시시설은 내·외장재의 특수성 때문에 ㎡당 80~90만원을 높게 공시했다.

이같은 수치를 살펴보면 파주지사는 조달청의 일반청사 공시기준인 167만원을 무려 72만원 초과해 청사신축에 공을 들였다.

결국 일반청사를 전시시설에 소요되는 공사비를 책정한 것으로 과도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공공청사는 일반적으로 시민이 이용하는 말 그대로 공공건물이다. 물론 미관상 보기 좋고 실용성 있게 설계하고 건축한다면 문제없지만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 실용성도 떨어진다면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

농어촌 공사는 앞으로 파주지사의 신청사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호화청사에 따른 혈세낭비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파주=김은섭기자 kime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