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미 지음, 문학동네, 272쪽, 1만2000원
손보미(33)의 첫 소설집.
표제작 <그들에게 린디합을>은 이야기가 만들어질 때 어쩔 수 없이 누락되는 것들을 상기시킨다. 아무리 상세하게 말해봐야 채워지지 않을 이야기의 공백, 정작 이야기의 당사자도 똑 부러지게 납득시킬 수 없는 순간들이 도드라진다.
2012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단편 <폭우>에서는 두 부부가 등장한다. 남편의 실명에 부닥친 한 부부, 아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없는 또 다른 부부다.
두 부부는 점점 부서지는 삶을 나름대로 동여매고 산다. 구청 강좌를 듣고 와서 맹인 남편에게 들려주거나 정기적으로 와인을 곁들여 근사한 식사를 하는 식이다.
정작 해야 할 얘기 앞에서는 침묵을 고수하는 두 부부의 삶에 어느 순간 교집합이 생기면서 삶을 동여매려는 나름의 노력이 한꺼번에 퇴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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