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예총 지음, 진원디자인프린텍, 108쪽, 8000원
인천예총 발행 '예술인천' 가을호 커버스토리
지상갤러리·투데이이슈·인천 이야기 등 수록


인천예총(회장 김재열)이 발행하는 계간지 <예술인천> 2013년 가을호(11호)가 나왔다.

11호는 권두언 대신 최병구(1924~1981)의 '인천항'이란 시가 눈에 띈다. 지난 1967년도 <경기예총>에 실린 이 시는 60년대 후반 시인의 가슴에 담긴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

'내 마음 얼어 있듯이/ 내 고장 항구는 불경기/ 허리 동기 삼인선상의 포구들과/ 황해 건너 상해에서 오는 검은 배들도/ 오지 못 하는 30년/ 왜(倭)가 판가름하기 이전/ 내 고장 인천에는 미국과 그때 노국(露國) 영국(英國)/ 청국 불국의 영사관이 월미도와/ 해안포대의 감시 하에 있고,/ 독일의 대상(大商)과 미국의 거상들이/ 배다리 포구까지 물건을 흥정하려/ 괭이부리에서 어정거리고/ 언제나 흥성거린 황금시대/ 터진개 선술집과 용동 권번이/ 사랑방이었다는 고로들의 말씀들/ 지금은 내외항에 군단의 휘황한 불빛/ 게다짝과 마늘냄새의 청관과 본정통도 이제는 고층건물들이 자리한다/ 그런데 내가슴은 매웁게 얼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도 그 사계에 절기마다 더욱 차가워만 가느냐.'

커버스토리는 검여 유희강이다.

오른 손이 마비되자 왼손으로 글씨를 써 '좌수서'라고 불린 검여 유희강(1911~1976년)은 인천 서구 신천동에서 태어나 명륜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지난1939년 중국으로 건너가 서화와 금석학을 연구한 뒤 1952년 창립된 국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이후 '국필'이란 칭호와 함께 1968년 좌수서로 다시 한번 서예계를 놀라게 한다. 추사 이후 우리 나라 최고의 명필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우성 인천시 시사편찬위원은 '검여 유희강 선생의 예술과 인간'이란 기획조명을 통해 검여의 인간적 삶과 예술세계를 회고한다. '지상갤러리'에선 박진이, 오영애, 전미랑 등 한국여류화가회 소속 18인 작가의 미술작품을 만난다.

'투데이 클릭'에선 고춘과 구인숙이 극단 한무대와 인음예술단을 소개했으며 '투데이 이슈'에선 이배원과 김수정이 '토요상설공연을 마치며'와 '영상미를 추구하며 35년의 인천사우회'를 주제의 글을 실었다.

이와 함께 이상은, 김민채, 박기을, 김미옥, 김우섭, 김수영, 이연숙이 문학에 참여한다.

김학균은 '인천의 이야기-길에서 묻다. 흔적'에서 '성냥공장 아가씨(인천의 성냥공장 이야기)'를 쓰고 있다.

문학에 나타난 성냥공장 이야기를 비롯해 근·현대사에서 보이는 인천의 성냥공장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김재열 인천예총 회장은 "지역문화예술계의 역사는 곧 한 국가의 역사이니만큼 지역 예술인들은 현안을 크게 확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예술인천은 바로 이 같은 지역의 현안과 지역의 예술을 확대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호에 이어 인천의 큰별을 모시는 표지에 서예가이신 검여 유희강 선생을 모셔 유향의 깊이를 가늠, 인천 문화예술인들의 지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