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 찬성측 "시 대책 미흡 … 직접 나설 것"
반대측 "정해진 시나리오 따라 철회" 의혹
㈜에잇시티, 사업 이행 의지 … 소송전 예고
   
▲ 1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에잇시티 기본협약 해지에 따른 종합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명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1일 인천시가 에잇시티 사업 무산을 선언하자 용유·무의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찬성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반대 주민들은 의혹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에잇시티는 당초 예고한대로 소송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대책은 미흡"

용유·무의 토지주협의회와 주민토지주생존권회복위원회, 용유·무의 개발사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업을 끝내자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단체이다.

이들은 이 날 시의 무산 선언에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에잇시티 사업을 포기하고, 용유·무의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1999년부터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에 따른 피해가 심각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시가 내놓은 대책 중 개발행위 완화와 민간 제안사업 추진을 반기고 있지만, 기반시설 설치안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역 규모에 비해 기반시설 설치비용 1500억 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가 주민과 함께 제대로 된 보상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시의 민간 제안사업 공모에 따라 독자적인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개발계획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토지주가 개발계획을 제시할 길이 열린 상황이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며 주민이 직접 개발에 나서겠다"며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서 개발의 늪에서 주민을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 찬성 주민은 '망연자실'

사업에 찬성했던 '용유무의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에잇시티 측에 힘을 실어왔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 1월 '인천시장·경제청장께 드리는 제안서'를 통해 1000억 원에 달하는 주민 땅을 담보로 내놓으며 사업 진행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시가 최종적으로 무산을 선언하면서 사업을 계속 끌고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주민대책위는 휴가철이 지난 후 대책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에잇시티가 현물을 출자하려는데 인천경제청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는 얘기가 있다"며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해지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협약 해지 받아들일 수 없어" … "소송전 간다"

㈜에잇시티는 협약 해지에 대해 소송전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리어 시와 인천경제청이 기본협약을 어겨왔다고 주장했다.

㈜에잇시티는 우선 국내 법원을 통해 '기본협약 해지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당초 예고한대로 국제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본협약 해지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자본금 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가 기본협약과 주주협약서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특히, 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사업 인·허가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한 개발이라는 시의 대책에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각종 인·허가 절차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데다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용역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소송전과는 별도로 국내·외 부동산 출자와 20억 원 규모의 주민 대출이자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다.

㈜에잇시티 관계자는 "협약 해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당초 일정대로 사업을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
 



관련기사
피눈물 마를 날 없던'24년'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천시 중구 용유·무의도 주민들의 '피눈물'은 언제 멈출까?"이 물음에 시원하게 답해 줄 곳은 없다.인천시와 개발사업자들의 농간에 24년간 당한 주민들의 지치고 쇠약한 삶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은 1일 용유·무의 문화관... 원점으로 되돌아간 용유·무의도 개발 용유·무의도 개발사업이 2006년 9월 이전으로 되돌아갔다.일괄 개발 방식이 부분 개발로 사업구조가 전환됐기 때문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은 1일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에잇시티 기본협약 해지에 따른 종합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317조 에잇시티 결국 물거품 317조원을 들여 인천 용유·무의지역을 개발하는 초대형 개발사업 '에잇시티'가 결국 무산됐다.향후 이어질 ㈜에잇시티와의 소송전과 대책이 어떻게 실현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인천시는 1일 G타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잇시티와의 기본협약을 최종적으로 해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