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경·미술나라 어린이들 지음 미술문화 176쪽, 1만5000원
솔직하고 자유로운 일상·상상 이야기 담아
   
 


아이들이 직접 쓰는 동화는 어떤 맛일까. 새 책 <시끌벅적 그림이야기>는 어린이들이 쓰고 그린 그림책이다. 솔직하고 자유로운 일상과 상상의 이야기들을 모아놓고 있다. 이 책엔 어린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아이들이 직접 쓰고 그린 동화 27편이 실려 있다.

책을 진행한 민경 샘(박민경 선생님)은 인천 송도에서 몇 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미술을 '공부'가 아닌 '놀이'로 접근하며 공유해왔다.

민경 샘은 미술과 자연이 경쟁과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마음에 힐링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자연 속에서 놀고 친구들과 함께 미술과 공연을 감상하면서 아이들은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눈을 키우고 친구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민경 샘과 미술나라 아이들이 몇 년 동안 함께 해 왔던 미술 놀이의 결과물로 어른들이 그토록 알고 싶어 했으나 제대로 접근하기 힘들었던 세상을 보는 아이들의 눈과 이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책의 특징은 아이들이 어떤 억압이나 조건도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그리고 쓴 솔직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상이나 칭찬을 받기 위해 혹은 어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림이나 글이 조금 거칠고 덜 다듬어졌을 지라도 아이들이 세상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자녀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어하는 부모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지식 축적을 위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감성 발달도 중요하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해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일이다.

그리고 그 환경은 예술과 자연, 그리고 꾸준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 질 것이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교사는 아이들에게 '동화책 만들기'라는 큰 제목만 주고 나머지는 내키는 대로 마음껏 꾸며 보게 했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직접 경험한 일을 이야기로 만들 때 생기가 넘치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그리고 캐릭터를 창조하면서 글과 그림의 조화는 물론 타인과의 소통도 함께 생각했다.
 

   
 


민경 샘은 짧게는 8주에서 길게는 16주가 걸리는 큰 작업을 마쳤을 때 아이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투덜대면서 신경질을 부리던 아이들이 동화를 완성한 순간 해맑고 순수한 함박웃음을 지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힘을 느끼고 대견해 하는 웃음이었다.

'동화책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시간은 아이들이 자기 자신 속에 있는 힘을 이끌어내는 시간이었다. 자녀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어하는 부모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