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고 배구協에 요구사항 전달
   
▲ 임의 탈퇴 처분을 당한 여자 프로배구'거포'김연경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과 해외 이적 관련 분쟁을 벌이는 거포 김연경(25)이 이번엔 '국가대표 은퇴' 카드를 내밀고 다시 정면으로 맞섰다.

김연경은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KVA), 한국배구연맹(KOVO)을 향해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25일까지 KOVO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다시는 국내 프로무대에서 선수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같은 날짜까지 KVA에서 답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연경은 먼저 흥국생명에 지난 2012년 9월7일 합의서를 무효로 하고 김연경의 '원 소속구단(club of origin)의 존재여부에 대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다시 질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KOVO에는 이달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된 것에 대해 이의를 신청한 10일 질의서에 답변하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KVA에는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요청한 이달 5일 질의서에 답변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김연경이 요구한 내용에는 그동안 흥국생명과 평행선을 달려온 입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먼저 김연경은 자신이 원 소속구단이 없는 신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해 2010년 5년간의 배타적 계약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계약기간과 연봉이 명시된 계약서가 있어야 구단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따라서 지난해 7월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된 이후에는 소속구단도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아울러 김연경은 지난 2012년 9월7일 KVA와의 합의로 FIVB에 선수 신분을 질의한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합의에서 흥국생명을 원 소속구단으로 인정한 적이 없는데 유권 해석을 요구한 내용에는 자신이 인정한 것처럼 명시됐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이를 설명하면서 "KVA가 공정한 중재를 약속했고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기에 출국을 앞두고 ITC가 필요하던 터라 그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원 소속구단이 흥국생명으로 명시된 당시 FIVB의 유권해석 내용만 무효가 된다면 리그 소속 구단과의 자유계약에 대해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국내 자유계약선수(fa) 규정과 상관없이 외국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이 김연경의 주장이다.

김연경은 "개인적인 이익만 생각한다면 이렇게 힘들게 싸울 필요가 없겠지만 규정을 일방적으로 구단에만 유리하게 해석하는 불공정한 사례가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적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수생명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