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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지가 시행한 '아시아 대학 평가'가 충격을 주었다. 국내 10위권이었던 인하대가 16위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서강대, 부산대, 중앙대, 한국외대, 경북대, 서울시립대 순으로 그 자리를 내주고 뒤로 밀려 난 것이다. 아시아 순위도 68위에서 85위까지 추락했다. ▶반면에 삼성이 운영하고 있는 성균관대는 6위로 약진한데다가 아시아 순위도 21위로 껑충 뛰어올라 대조를 보인다. 평가를 실시한 영국 'QS사'의 사장이 "지난 5년간 아시아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가장 빠르게 발전했는데, 그 주요 동력은 대학"이라고 한 말도 되새겨진다. ▶바꾸어 말하면, 인천지역의 주요 '동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듯 위상이 과거보다 처진 것은 대학운영의 경직화가 요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된다. 신도시 캠퍼스 부지문제, 총장 선임 논란, 지역사회 기여도 등도 함께 떠오르는 사안들이다. ▶그러나 총체적 책임은 결국 학원이사장의 '외도'에 있다고 여겨진다. 인천은 선대의 창업지이자, 자신의 출생지이며, 가장 큰 사업장이다. '인천'과는 숙명적인 관계인데도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인하대에 '전력투구'하기보다 '원격조정'을 하니 문제가 불거질밖에 없던 것 같다. ▶제가 제 식구를 없이 여기면, 남들도 없이 여기는 게 세상의 이치다. 예를 들어 인천시가 15일 개최할예정인 입시설명회에 인하대를 빼고, 연세대, 외대, 서강대, 중앙대, 이화여대, 성균관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식솔을 챙기지 않은 자업자득적인 면이 큰 것이다. ▶도대체 인하대가 어떻게 세운 대학인데 그런 취급을 받게 됐단 말인가? 대학 자체가 건학 정신을 알고나 있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다. 대학 관계자 모두가 합심해 학교 발전에 몰두해도 모자랄 판에 학원측과 교수협의회, 총동창회 등과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조양호 이사장은 더 늦기 전에 인하대를 인수한 선대의 유지 실천과 본인이 직접 말한 지역민과의 약속(한진사료관 건립), 대학 운영의 정상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할 줄 안다. '인하대'로 인해 인천의 위상이 추락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