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다례보존회와 협약 … 지역최초 茶예절실 개원
신명여자고등학교
   
▲ 18일 신명여고에서 열린 인설차예절실 개원식에서 신명여고 학생들이 다례시연을 하고 있다.


나무빛깔의 온돌방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소녀들이 두 손으로 다기를 공손히 들어올린다.

작고 하얀 두 손으로 다기를 기울이자 맑은 연녹색 차가 졸졸졸 찻잔으로 흐른다.

향이 피어나는 차가 앞에 앉은 사람들에게 건네진다.

두 손으로 잔을 받아든 사람들이 찻잔을 입에 대더니 "음, 아주 맛이 좋아요"하며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18일 오후 2시 신명여자고등학교 신관 내 '인설차예절실'. 인천에서 최초로 차예절실을 만들어 개원식을 가진 신명여고에서 진행된 학생다례시연은 '정중동'의 예술미로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규방다례가 왜 무형문화재인지를 이해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신명여고는 앞으로 학생들에게 차예절을 본격적으로 가르쳐 아름답고 예의바른 여성을 길러내기로 했다.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과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인설차예절실은 '소통과 인성교육, 예절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차문화, 생활예절, 차예절, 녹차와 발효차의 효능 등 이 공간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매년 5차례 이상의 차교육을 받음으로써 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으로 자랄 것이라고 학교측은 기대했다.

오인자 교장은 인사말에서 "사람됨을 일깨우는 효교육, 예절교육을 위해 차예절실을 만들었다"며 "학생들이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하는 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형문화재이자 35대 사임당으로 모든 여성의 귀감이 되신 이귀례 회장님께 감사드리며, 지역주민의 소통장이 될 수 있도록 잘 가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귀례 규방다례보존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차는 남을 배려하고 나를 낮추며 봉사를 실행하는 예절"이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는 차를 통해 온 세상이 밝아지고 다툼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나라 차는 1400년의 역사를 지닌 한민족의 전통문화"라며 "신명여고가 한줄기 빛으로 세상에 뻗어나가 차문화를 널리 전파해줄 것으로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장실에서 규방다례보존회와 신명여고 간의 MOU를 체결, 규방다례보존회가 앞으로 차사범 파견 등 차예절교육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개원식엔 최소연 가천대 교수, 김재일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장, 박덕영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학부모, 교사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글·사진=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