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 총장 인터뷰학부제·교수평가·해외대 복수학위 최초도입학부생 연구 활발·비교과 활동 증명서 발급특성화·융합교육 성과 … 각 분야별 평가 우수해외 우수학생 유치·국제협력 프로그램 &
   
▲ 안재환 총장


"개혁성향이 강한 젊은대학으로 인식돼 온 아주대학교가 어느덧 개교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내 최초로 도입한 학부제와 교수평가제 운영, 또 해외대학과 연계한 복수학위제도 등 아주대 만의 독창적인 개혁을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교내 구성원의 이익이나 편의가 아닌 학생중심의 교육, 대학발전을 위한 정도(正道)를 유지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생각이다."

마흔이란 젊은나이지만 경기지역의 대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주대학교가 12일로 개교 40주년을 맞는다.

취임 이후 줄곧 '학생중심의 교육'과 '대학발전을 위한 정도'를 고집스럽게도 주장하고 실천해 온 안재환 총장을 만나 지난 2년을 회고하고 아주대학교의 미래비젼에 대해 들어봤다.


▲개교 4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힌다면.

-40년 세월이 흘렀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90년대 중반 국내 대학 최초로 학부제를 도입했고, 교수평가제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또 해외대학과 2+2라는 복수학위제도를 도입하는 등 아주대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개혁적인 시도가 많았다.


'젊지만 강한대학'이란 호칭은 무엇보다도 교수와 직원 등 교내 구성원의 이익이나 편의가 아닌, 학생 중심의 교육과 대학 발전을 위한 정도(正道)를 고집스럽게 유지해 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설립자인 김우중 회장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김우중 회장의 대학에 대한 철학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였다.

대우가 건재하던 시절, 아주대가 대우로부터 많은 것을 지원받았지만 김 회장 자신이 학교에 온 것은 몇 번도 안 된다.

국내 사학이 설립자의 의중에 따라 부침을 많이 겪는 것에 반해, 아주대가 총장과 이사장 주도하에 개혁과 창조정신으로 꾸준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김우중 회장이 가지고 있는 대학의 자율적 발전에 대한 신뢰와 철학이 큰 버팀목이 되었다.

 

   
 


▲취임 2주년을 맞았는데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외부 평가나 지표를 통해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시험이나 성적, 스펙 쌓기를 위한 공부에만 매몰돼 있는 대학가 풍토를 바꾸기 위한 것으로 '학부생 연구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URP)'과 '아주블루 비교과활동 증명서' 발급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이 500여명에 달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주로 3~4학년 위주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대 3~4학년생의 15% 가까이가 연구에 참여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아주블루 비교과활동 증명서'는 아주대 학생들이 학과 공부 이외에 어떠한 활동을 해왔는지를 학교가 인증해주는 증서로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시도한 제도다. 아주대 학생 개개인이 수행한 비교과활동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비교과활동 증명서 발급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계획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고, 기업들 역시 채용 시 지원자 판단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과 평가 역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아주대의 학과가 다른 대학의 동일 학과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갖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대가 명실공히 국내 상위권 10위권의 대학이 되려면 국내 상위권 10위권에 드는 학과가 많아야만 가능하다.
 

   
▲ 아주대 학생들의 토론 모습


▲눈에 띄는 성과는.

-'교육'과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가 많았다.

우선 지식경제부로부터 5년간 80억원을 지원받는 '소프트웨어(SW) 특성화 대학원'을 유치해 학생 전원이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고 있다.

만성염증질환 연구센터가 교육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 사업에 재선정, 1기(2003~2012년)에 이어 앞으로 7년간 70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 것도 아주대의 연구역량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다.

58개 센터가 신청해 5개 센터가 최종 선정됐는데 1기에 이어 재선정된 기관은 아주대 만성염증질환 연구센터가 유일하다.

아주대학교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것도 자랑할 만하다.

특히 아주대병원은 암 등 중증질환도 중요하지만 4대 만성질환(천식 및 알레르기, 골관절염, 난청, 뇌혈관질환)을 특화해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대한변호사협회 법전원 평가위원회가 실시한 '2012 로스쿨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인증' 평가를 받았다. 로스쿨 출범 이후 3년간의 교육과정과 제반환경 등의 실태를 두루 살핀 이번 평가에서 아주대 로스쿨은 성적으로는 3위에 해당하는 좋은 점수를 받아 기대가 크다.

교육대학원은 '2012년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최고 성적인 A등급을 받았는데, 총 31곳의 조사 대상 학교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아주대와 서강대 둘 뿐이었다. 이밖에도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ACE)' 1차년도 연차평가에서 우수대학으로 선정, 사업비를 추가로 지원받았고 교육역량지원사업도 6년 연속 선정되어 계속 지원을 받고 있다.
 

   
▲ 안재환 총장이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올해 아주대학교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총장 재임 중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가는 것 중 하나가 '아름다운 캠퍼스 만들기'인데 이와 관련한 작업들이 올해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이게 될 것이다.

5월에는 600명의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학사가 착공된다. 지상 9층 규모의 국제학사는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쓰이게 되며, 방문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인조잔디구장도 5월안에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운동장 자리에 들어설 인조잔디구장은 2면으로, 국제 경기가 가능한 축구 전용구장과 보조구장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10일 도구박물관과 아주대 역사전시실이 개원한다. 도구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왔던 도구에 관해 국내 처음으로 개원하는 전문박물관인데 아주대 박물관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이 도구라는 점에서 특성화된 전문박물관을 개원하게 됐다.

또 오는 9월 개교 40주년을 맞아 프랑스대사관(문화원)과 공동으로 동북아시아 불어권대학 학술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의미있다.

이 학술회의는 인문사회, 경제, 역사, 철학, 과학 등을 망라하는 대형 국제학술회의로 동북아시아 5개 나라에서 매년 순차적으로 열리게 되는데 아주대가 한불문화기술협력에 의해 설립되었기에 이번에 공동개최하게 된 것이다.
 

   
▲ 아주대학교


▲아주대가 추구하는 융합학문에 대한 방향은.
-아주대는 각 학문 전문가들이 모여서 연구중심의 사업단을 중심으로 융합학문을 선도하는 것으로 발전 방향을 잡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것이 나노메디신 사업단, 에너지시스템 사업단, 세포변형 및 재생연구 사업단 등이 있고, 올해 에너지·국가안보 분야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조지메이슨대학과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스트락쳐 연구소'를 공동으로 개설하려고 한다.

특히 조지메이슨대학과 공동으로 개설하려는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스트락쳐 연구소'는 양 대학의 공대, 법대, 사회과학대 교수들까지 참여하여 에너지 위기 관리까지 전반적인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또 예전 대우그룹의 Think Tank 역할을 했던 '고등기술연구원'을 아주대로 이전시키려는 계획이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공대, 정보통신대를 보유한 아주대와 첨단 산업기술을 연구하는 고등기술연구원의 융합으로 공학 연구중심의 사업단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아주대는 이렇게 매년 1-2개의 연구중심 사업단을 설립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소 10개의 사업단으로 융합학문을 선도하려고 한다.
 

   
▲ 1, 아주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2. 안재환 총장이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3. 아주대학교병원 전경.


▲글로벌 경쟁력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아주대학교 국제협력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글로벌 캠퍼스'이다.

국내 최초로 해외대학(뉴욕 스토니브룩대학, 일리노이 공과대학)과 학부 복수학위제도를 도입·운영한 아주대학교는 이제 이 제도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대학에 역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만큼 이 제도를 통한 대학운영에 노하우가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아주대의 교육의 질이 글로벌한 관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정규 학위 과정뿐만 아니라 영어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복수학위 과정들도 개발해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Global Talent & Global Campus' 프로젝트를 통해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지난해 우리 대학은 내실 있는 유학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교과부로부터 유학생유치관리 역량인증대학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캠퍼스 구축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국인 학생 관리시스템 및 지원 인프라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지난 1986년 아주대학교에 교수로 부임했을 때 수업이 끝난 뒤나 주말에도 학생들 이야기, 수업 이야기만 하는 선배 교수들의 열정에 놀란 경험이 있다.

지금 총장으로서 학교를 들여다봤을 때도 이 부분에 대한 느낌은 바뀌지 않았다.

'젊음만 가져오십시오. 나머지는 아주대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아주대의 구호에서 느낄 수 있듯 교육에 대한 구성원의 열의가 높다.

아주대는 잘 가르치는 대학의 표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주대가 강남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에서 30분-4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아주대를 먼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조만간 광교 전철이 완공되면 교통은 더 나아지겠지만, 학부모의 인식을 뛰어넘을 발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철인기자 kci042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