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야생 사진작가 감성 에세이 … 알래스카 잔잔히 담아내
   
 


<알래스카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40쪽, 1만원



<알래스카 이야기>(호시노 미치오·햇살과나무꾼)는 미지의 북쪽 땅 알래스카의 거대한 자연을 품에 안은 세계적인 야생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의 감동 에세이다.

"촌장님이 사시는 마을에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혹시 저를 받아 주실 분이 없을까요?"

열아홉 살 소년의 눈에 사진 한 장이 들어온다.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 시슈마레프의 사진. 머나먼 북쪽 땅 알래스카를 동경한 소년은 무작정 마을로 찾아가고 싶다는 편지를 써 보낸다. 그리고 반년 뒤, 거짓말처럼 언제든 오라는 답장을 받는다.

오랜 동경의 대상이 숙명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빙하, 백야, 오로라 등 신비로운 자연 현상이 일어나고, 늑대, 순록, 곰 등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는 곳,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거대한 자연 알래스카를 담기 위해 호시노 미치오는 사진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취재차 방문한 캄차카 반도에서 불곰의 습격으로 43세에 목숨을 잃을 때까지, 20여년간 알래스카의 자연과 동물과 사람을 렌즈에 담는다.

야생 곰을 따라다니고, 끊임없이 여행하는 순록 떼의 흔적을 찾아 헤매고, 있는 그대로2의 자연을 담기 위해,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그 순간에 느낀 쓸쓸함과 아찔함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수없이 셔터를 누르던 호시노 미치오는 어느덧 알래스카를 찍는 야생 사진작가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다.

호시노 미치오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비교적 초기에 쓰인 이 작품은 작가가 알래스카에 처음 가게 된 사연에서 시작하여 작가의 눈에 비친 알래스카의 자연과 사람을 담백하게 담아내었다.

알래스카라는 원초적인 자연과 그 속에 담긴 생명과 그 속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잔잔하게 이어진다.

봄에는 산비탈에서 놀다가 여름이면 연어를 잡느라 몰려들고 가을이면 블루베리에 정신이 팔리고 겨울이면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의 1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찔한 빙하 탐험,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산속의 골짜기에서 맛본 쓸쓸하지만 동시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자유.

갑작스레 찾아온 봄에 얼음이 녹으며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얼굴을 내미는 작은 꽃들과 철새들. 이 모든 생명의 움직임은 청량한 사진과 꾸밈없는 글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알래스카의 거대한 자연과 그 거대함을 이루는 작은 생명들은 정성어린 사진과 물 흐르듯 써 내려간 글에 그대로 살아 있다.

호시노 미치오는 게이오기주쿠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야생동물 사진가 다나카 고조 씨의 조수로 2년간 일하다.

1978년알래스카 대학 야생동물관리학부 입학,, 이후 알래스카의 대자연과 야생동물,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작업을 시작하여 일본 및 해외 저명한 잡지에 작품을 발표했다.

1996년 8월 러시아 캄차카 반도 쿠릴 호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취재 중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했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