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올해를 '시흥 출생 100년'으로 규정짓고 시 정부 주도로 '시흥100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이 사업에 대한 정당성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과연 2013년이 시흥100년이 맞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핵심을 잘못 짚은 것이다.

시흥100년은 시가 주장하는 1914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역사회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행사의 시행여부'가 아니라 '행사의 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시는 이 사업에 대한 모든 과정을 시가 직접할 수 있도록 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제정해주는 도움으로 그 정당성을 확보했다. 관(管)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감독하는 '장구 치고 북 치고' 하는 형국이다.

시장은 모든 행사에 참여해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기를 바라고 그를 통해 선거때 이익을 얻을려고 하는 정치적 속성을 갖고 있다.

올 1년내내 10억여원을 들여 각종 이벤트를 벌이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득표에 상당한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그래서인지 시는 이 사업과 관련 지나치리만큼 '선전(Propaganda)'에 나서고 있다.

프로파간다는 일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을 조작해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목적의 선전이나 교육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기념행사는 시민이나 시민단체들이 주도하고 관은 예산 등 간접지원하는 것이 관례이고 상식이다. 하지만 시는 이러한 관행을 깨고 역설적으로 행사의 모든 것을 직접 총괄한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벤트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조지 오웰은 '1984'라는 작품에서 ▲전쟁 ▲권력자 숭배 ▲사생활금지 ▲언어의 간략화 ▲역사의 개서(고쳐 씀) 등을 통해 대중을 선동, 지배해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전체주의의 전형이라고 일갈했다.

독일의 히틀러나 일본제국이 과거 나치기(나치즘)와 욱일승천기(내선일체)를 앞세워 깃발을 들며 총동원령을 내렸다.

김윤식 시장은 시흥100년 축하 글에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도시를 만드는 방법은 한 사람이 42만명처럼 움직이고, 42만명이 한 사람처럼 생각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적시했다.

시에서 지금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 국가주도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민을 동원'해 벌였던 각종 기념행사를 연상케하는 씁쓸함이 묻어나고 있다.

/시흥=김신섭기자 ssk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