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현장에서 ▧
   
 


"청탁에 성공한 것도 아니고 청탁을 했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허 의원에 대한 문제로 윤리특별위원회를 여는 것은 형평성상 문제가 있다".

지난 23일 허회숙 인천시의원의 인사청탁 파문과 관련해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열 것인지에 대한 부분에 대한 안병배 윤리특별위원장의 답변이다.

무언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니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답변일 뿐이다. 시의원의 '청탁'은 '성공'해야만 잘못일까?

안 위원장의 말을 되짚어보면 시의원은 인사청탁에 '성공'만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의회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에서 문자메세지를 통해 인사청탁 결과를 공공연하게 보낼 정도라면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지는 인사청탁은 어떨지 궁금하다.

어떻게보면 허 의원에 대한 문제를 키우는 데 인천시의회가 기름을 붓고 있는 꼴이다.

당사자인 허회숙 의원은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파문이 일어나자 허 의원은 "덕담 차원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한 뒤 현재까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인천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리는 것일까?!

지난 21일 허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인천북부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는 A과장에게 보내려 작성한 문자메세지는 "교육감님께 과장님 말씀드렸더니 아직 정년이 4년이나 남았고 지역교육청 과장인데 연수원장으로 발령내기는 어렵다"고 쓰여있다.

이번 문제는 분명 시의원의 부당한 권력 남용이다. 특히 허 의원은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청탁은 더더욱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제 5조 3항에는 "공직자로서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중략)"라는 문구가 있다.
허 의원은 시의회 윤리강령을 어긴 윤리특별위원이다.
그렇기때문에 이번 시의회의 결정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을 골라쓰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는 뜻이다. 하지만 허 의원의 이번 인사청탁 파문은 의원의 권한을 남용하고 인천교육발전을 저해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허회숙 의원은 서둘러 자신의 잘못을 인천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지고 사퇴하길 바란다. 인천시의회 역시 더 이상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다시한번 강화하고 인사청탁과 같은 일을 막을 수 있는 장치와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김상우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