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국 중요사건·관광지 등 재밌고 폭 넓게 다뤄
정두용 외 지음 푸른길 328쪽, 1만6000원
   
 


〈왜, 유럽 5개국인가〉(정두용 외·푸른길)는 이탈리아, 에스파냐,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 다섯 개 나라를 중심으로 유럽문화와 역사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문화와 역사 개괄서라고 해서 건조하지 않다. 저자들은 이탈리아의 파스타, 에스파냐의 투우, 영국의 홍차, 프랑스의 향수, 독일의 자동차와 같이 우리가 '유럽' 하면 흔히 떠올릴 만한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사실 유럽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역사책도 많고, 여행책도 많고, 심지어는 웹상의 블로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넘쳐나는 유럽의 이야기들 가운데 필수적인 내용만 뽑아서 명료하면서도 재미있게 정리해 한 권으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에스파냐,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유럽의 문화를 살펴보게 된다. 근대 유럽의 문화가 시작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로부터 신항로 개척으로 세계와의 만남을 이루어지게 한 에스파냐,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으로 근대 유럽의 주역이 된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정신적인 변혁의 상징인 독일의 모습이 역사적인 사건의 흐름에 맞게 서술되어 있다.

각 나라의 지도와 사진이 곁들여진 설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럽의 역사가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고, 유럽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청소년의 국제 교육을 위해 쓰인 책이지만 교육을 목적으로 쓰인 책답지 않게 제법 재밌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왜 파스타인가? 에스파냐는 왜 투우인가? 영국은 왜, 프랑스는 왜, 독일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금방 그 질문에 답을 해주는 참신한 방법으로 서술되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 날씨와 지형과 같은 지리적인 환경들, 식사 예절과 디저트 음식에 대한 묘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류·생활용품·자동차 브랜드를 통해 검증받은 장인 정신, 한 편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유적지와 관광지,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 사랑받는 예술가들, 국경을 초월하며 존경받는 학자들까지. 유럽에 관한 완벽주의자들의 쉽고 부드러운 설명은 5개국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 빠뜨린 것이 없다.

마지막 부분에서 '왜, 유럽 5개국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주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는 유럽의 통합 과정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국의 화폐를 역사에 맡긴 유럽 국가들의 결단력부터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매일 국경을 넘나드는 유럽 시민의 이야기까지. 27개국의 국가들이 평화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 노력과 노력에 대한 앞으로의 결과가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다.

인터넷을 통해 국가 간의 거리가 더 짧아진 가운데 세계화는 우리의 일상과 더욱더 밀접하게 되었다. 세계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