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빈 콤파네 지음, 생각의 날개, 230쪽, 1만2000원
의학사 고서적 수집 … 기이한 기록 21편 엄선
   
 


<두개 달린 남자, 네개 달린 여자>(에르빈 콤파네·생각의날개)는 30년간 의학사 관련 고서적을 수집해온 저자가 자신이 모아온 수많은 몸과 질병의 기록 중에서 특별히 선정한 21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페니스가 두 개 달린 남자, 가슴이 네 개 달린 여자의 비극적인 이야기, 머리가 두 개인 아이, '물개 꼬리 같은 살덩이'가 달린 아이, 토끼를 낳았다는 여자, 극도의 절망감 속에서 직접 자신의 방광을 잘라 돌을 꺼낸 남자 등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고도 사실적인 기록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펼쳐진다.

기형이나 질병,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유쾌하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질병과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우리는 항상 생로병사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은 의학과 몸을 소재로 하지만 의학전문 서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500년 전에서부터 200년 전에 이르는 옛날 사람들의 삶 일부를 관찰할 수 있는 교양서이다.

500년 의학사 속에 감춰져 있던 비극적인 몸과 기이한 질병, 특이한 의료 기록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 저자는 30년간 의학사 관련 고서적을 수집해왔다. 그 책 중에서 병과 치료법, 기형의 몸에 대한 최초의 설명을 발견한 때도 있었는데, 그 중 상당수는 잊혀서는 안 되겠다고 여겨지는 것들이었고 바로 이 책은 그가 엄선한 21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에서 언급한 '성기가 두 개 달린 남자나 가슴이 네 개 달린 여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이었다. 발기불능에 관한 의학적 조사, 머리가 두 개인 아이, '물개 꼬리 같은 살덩이'가 달린 아이, 토끼를 낳았다는 여자, 극도의 절망감 속에서 직접 자신의 방광을 잘라 돌을 꺼낸 남자 등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감증 아내로 고민하는 남편에게 페니스 크기를 줄이는 기구를 만들어준 의사나 그 당시에도 자궁 외 임신으로 아이가 사산한 산모를 집에서 수술한 의사도 있었다. 산욕열로 사망한 여자의 혈액은 젖산 함량이 높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화학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다운증후군에 관한 첫 번째 설명도 있다. 두꺼비 독 때문에 발생한 다양한 질병 사례들도 나온다. 140년간 어린이들에게 읽힌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묘사되는 신체 변화는 작가 루이스 캐롤이 실제로 경험한 내용과 아주 일치한다. 따라서 작가는 편두통과 심리적 질환을 앓고 있었을 거란 추측을 의학적으로 하기도 했다.
무덤에서 만삭 임산부의 시신을 발굴해 해부한 형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자세하고 정밀한 묘사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속이 울렁거릴 정도가 된다. 물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여러 시간 동안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나체의 몸으로 아버지를 끌어안고 있었던 용감한 딸에 대한 기록은 그 숭고한 사랑에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