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출범시 재정난 우려 동감 국고 지원금 유치방안 모색중
국내외 명문대 잇따른 송도행 지역밀착·국제화로 대학 선도
교육·연구·산학'융복합 추구 2020년까지 외국인교수 확대
   
▲ 최성을 인천대 총장이 법인출범 준비 과정과 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년 1월18일 국립법인화 출범을 앞둔 인천대학교 최성을(57) 총장이 11월5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최성을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인천 연수구로 이사를 오면서 인천 삶을 시작했다.

취임 100일 동안 최 총장은 퇴근을 10시에 할 정도로 불투명한 인천대학교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최성을 총장을 31일 오전 총장실에서 만나 인천대학교의 과제와 법인출범 준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총장 취임 100일을 축하드립니다. 최성을 총장님은 취임 전 교수협의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집행부 견제 활동을 활발히 해 온 소신파 교수로 평가받았습니다. 총장이라는 인천대학교 집행부를 이끄시면서 취임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다만 비판의 대상이 제 자신이 됐다는 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또 학교의 중요한 비전을 세우고, 정책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 인천시, 정부, 교수님, 학생, 정치권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 하는 과정이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말과 행동이 신중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 말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조심스럽게 최근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이 국가 재정 지원이 되지 않으면 국립대학 법인화 유보를 하겠다는 의견을 내 놓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립대학법인 출범 작업이 그리 순탄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법인화 출범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290만 인천시민이나 대학 구성원들이 희망하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의 모습은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에도 명시하고 있듯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거점 대학'입니다. 제대로 된 '국제경쟁력을 갖춘 거점 대학'을 만들려면, 적정한 대학재정, 교육시설, 수익용 기본재산 등이 갖춰져야 합니다.

국립대학법인 출범 3개월을 앞둔 현재까지 이 문제들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으니, 대학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인천대가 국립대학법인 출범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거점 대학'역할을 하려면 경상운영비 500억, 신규 전략투자 사업비 250억 등 연간 총 750억의 시와 국고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내년 출범하는 국립대학법인 재원으로 인천시 출연금 300억 외에, 확정된 국고 지원금이 없는 상황이어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 입니다.

대학에서는 인천시 고등교육의 발전과 국립대학법인 인천대가 정상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최소 250억의 국고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정부는 2006년 체결한 MOU를 이유로 국고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해두어야 하는 것은 2006년 MOU에서는 법인화 이후 대학의 경상운영비에 대하여, 초기 5년간은 인천시가 지원하고 이후부터는 중앙정부가 국고로 지원한다는 것을 합의하였을 뿐, 인천대를 거점 국립대학으로 육성하는데 필요한 전략투자 사업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법률 28조에도 '국가가 국립대학법인 인천대를 국제 경쟁력을 갖춘 거점대학으로 육성하고, 국립대학법인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전략투자사업비 250억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고려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천대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가깝게 인천의 인하대와 가천대가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경인교대는 생존을 위한 경기 캠퍼스 진출에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인천대 인근에도 송도글로벌캠퍼스 등 뉴욕주립대와 연세대를 위시한 명문 사학이 하나 둘 진출하고 있습니다.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는 현재의 인천대가 나아가야 할 청사진은 어떤 모습인지요?

"인천대의 교육미션은 지역밀착, 국제화, 교육헌신을 통해 '지역의 인재를 세계의 인재'로 키우는 것 입니다. 인천대는 인천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지역밀착의 핵심은 산학입니다. 산학은 이공계 교수가 기술자문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기업들이 잠재력 있는 우리 학생들을 유인 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상계 교수들이 역내 기업의 경영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을 맡아야 하고, 인문/사회/예체능 교수들이 역내 경영자의 안목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둘째는 국제화 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발전은 선진국을 추격하고 모방하는 것이었으나, 앞으로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선진을 안방에 끌어들여 녹여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러한 2단계 개방의 역사에서 송도가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입니다. 10년 내에 송도는 한국의 국제화에서 최선두 그룹에 위치할 것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인천대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최근 인천대학교와 인천시 간 협력이 잘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대학교 법인으로 인천대학교가 출범하면 인천시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총장님 의견은 어떠하신지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인천시 뿐 아니라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동안 대학과 인천시는 전문대 통합, 송도 캠퍼스 조성, 국립대학법인 전환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를 해왔고, 최근에도 국고지원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함께해 왔습니다.

인천대의 국립대학법인 전환은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인천시, 그리고 290만 인천시민들의 염원이므로, 우리 대학이 국립대학법인으로 지역 거점대학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인천시와의 협력관계는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고 강화될 것입니다."

-내년 1월이면 국립대학법인 인천대로 새롭게 출범을 하게 됩니다. 변화를 위한 새로운 학교 발전 방향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과의 뿌리는 바로 사람입니다. 교수들의 자발적 동기부여를 유도해 다양한 시도로 미래의 싹을 키울 예정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저를 비롯한 대학본부 교수, 직원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변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단과대학과 학과가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합니다. 학과 단위로 투입과 산출을 측정하고, 학과 스스로 성과목표를 찾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체계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취업능력 배양에 대한 강력한 지향성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상위권 학생과 평균권 학생에 대해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해 변화를 꾀할 생각입니다. 교수사회의 최대 약점인 협력의 코드를 역으로 살려 승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교육, 연구, 산학에 있어서 공히 융복합을 추구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외국인 전임교수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2020년까지 교수의 10분의 1을 외국인 전임교수로 채용할 것입니다."

-지난 10월 20일 GCF사무국 인천 송도 유치가 확정되었습니다. 이와 관련 송도에 제일 먼저 자리 잡은 인천대학교와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GCF관련 대학에서 준비하고 계신 내용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십시오.

"현재, 대학에서는 GCF 관련 '동북아 기후·에너지포럼 개최', '기후테마파크 조성', '외국인 정주서비스센터 설치', 'GCF 연계전공 또는 학과 개설', '국제기구 출신 외국인 전임교수 영입' 및 '녹색기후환경연구센터 설립' 등 6대 전략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글·사진=노형래기자 trueye@itimes.co.kr

●최성을 인천대 총장은

-1955년 3월15일생
-1974~1978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학과 졸업,
-1978~1980년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이학석사)
-1985~1991년 미국 Univ. of Alabama (이학박사)
-1991년~현재 인천대학교 교수
-1999~2000년 Visiting Scholar(Optical Sciences Center, Univ. of Arizona)
-2001년 7월~2002년 8월 인천대학교 학생처장
-2004년 3월~현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기술앰배서더
-2007년 5월~2008년 7월 국제청소년 물리토너먼트
-한국대표팀(Ⅱ) 단장
-2010년 11월~2012년 7월 인천대학교 평의원회 의장
-2012년 7월29일~현재 인천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