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상상력이 있는'행복공동체'를 꿈꿔라

지금 우리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행복했던 시절은 있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우리에게 행복한 시절이 있었는가? 곰곰이 기억의 실마리를 풀어가다 보면 청소년 시기에 머문다.

청소년 시절에는 행복해야 하고 꿈이 존재해야 하며 상상했던 미래를 향해 조심스러운 첫걸음을 딛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리고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그런 시간들이 주어졌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나는 어제 하루 종일 지금의 나로부터 과거 청소년 시기까지 멀고도 먼 추억의 항해를 떠났다.

긴 항해 끝에, 내가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 있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꺾어져도 한참이나 꺾어진 연세(?)를 먹고 훌쩍 커버린 자식들을 거느린 사내가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질병에 신음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망령이란 말인가.

그런데 나는 우리 기성세대(내가 여기에 속하는지 모르겠지만)가 피터팬 증후군을 앓아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입장이 돼 고뇌하고 체험해 봐야 한다는 소리다.

이번에도 사설이 길었는데, 어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아, 진부한 표현이다!) 읽어 내려간 책 <박원순의 응원>(권경률·포럼)을 소개한다.

박원순이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서울시장이다"라고 답하지는 않겠다.

서울시장이라는 선출직 직함은 왠지 정치인 같은 느낌을 줘 뭔가 고루하고 꽉 막히고 혹은 자신의 잇속에만 밝아 말 바꾸기가 달인 김병만 급이라는 선입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박원순은 만만히 볼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는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의 명문고인 경복고에 지원했으나 탈락해 고등학교를 재수해 경기고에 들어갔고, 이후 대학시험에서도 낙방해 재수 끝에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입학 3개월 만에 여학생 꼬시는데 필수 액세서리인 <타임>지를 옆에 낀 채 집회현장에 기웃거리다가 붙들려 구속 수감돼 학교에서 제적되고, 이후 입시시험을 다시 봐 단국대 사학과에 들어가 역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중 강원도 정선(아, 깡시골이다)에 등기소장으로 부임하며, 사법고시를 패스해 검사가 된다.

그러나 검사 생활 1년 만에 법복을 벗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는다.

변호사 시절 그는 망원동 수재 주민집단소송, 부천성고문사건, 서울대 여조교 성희롱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아 우리나라 인권 향상에 주춧돌을 놓는다.

그리고 참여연대, 희망제작소를 결성하고 아름다운가게를 만드는 등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그리고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라는 대한민국 월드컵 도전사에도 한번 나올까말까 하는 '똥볼'을 날려 정계에서 사라져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다음으로 서울시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참, 소개가 길었다.

"나뭇잎으로 대동강을 건너고 모래알로 쌀밥을 만드신 위대하신…"과도 같은 어처구니없는 소개였지만 이 긴 이력에 시민운동가로서 정치인으로서 박원순의 모든 삶과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에 소개했다.

나는 그 누구보다 박원순 시장이야말로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물론 내가 이렇게 내린 결론은 <박원순의 응원>이란 책을 읽고 난 후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박원순의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굳이 청소년들만 보라는 책은 아니다.

본기자와 같은 덜떨어진 어른들도 꼭 봐야 한다.

청소년들의 멘토로서 박원순이 추구해온 가치는 '나눔'과 '상상력', '공동체'로 집약된다.

이 세 가지 가치로 그는 겁에 질린 사회, 겁에 질린 사람들을 보편적인 사랑의 길로 안내한다.

그는 "인류는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위대한 발명품을 창조했다. 그것이 바로 나눔이다"라고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눔이야말로 청소년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20세기의 에너지가 석유였다면, 21세기의 에너지는 상상력이라며 청소년들에게 상상력을 가지라고 말한다.

사실 이 책을 보면 박원순은 항상 새로운 사회, 누구나가 평등한 인간관계를 상상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안해 내려고 끊임없이 상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눔과 상상력으로 이뤄진 사회가 바로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민 공동체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청소년들이여, 그리고 우리 아저씨 아줌마들이여, 이 책을 읽고 나눔과 상상력이 있는 행복한 삶의 공동체를 꿈꾸기를 바란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