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혜 정치부 기자
   
 


언제부턴가 인천에선 '인천 홀대론'이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주요 석상에서 틈만 나면 "중앙정부가 인천시만 홀대하고 있다", "인천시가 서자인가?"라며 차별론을 주장해 공론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정부의 박한 지원을 보면 송 시장이 이런 말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왜 정부가 인천을 홀대할까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가 떠오르진 않는다. 인천이 미워서라기 보다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맘에 안 들어서라는 이유를 대면 고개는 쉽게 끄덕여 진다.

우선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야당 시장인데다 송영길 시장의 투박하고 뻣뻣한 스타일을 떠올려 보면, 중앙정부가 인천이 미울 것 까진 없더라도 예쁘진 않겠구나 하는데 공감이 간다.
그렇다면 인천 홀대론이 아니라 인천시장 홀대론이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인천시민으로서는 괜히 시장 잘못 뽑았다가 이래저래 지원에서 배제되고 엄혹한 시절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인천 홀대'라는 구호 아래 말이다.

어찌됐든 송 시장이 이 상황을 '홀대'라는 대정부 비판론으로 정의하고 시민들에 대한 여론몰이로 타개하겠다고 작정했다 치더라도 어느 부분이 진짜로 인천 차별이고 홀대인가를 명확하게 가려내고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 인천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방안이 조금도 검토되지 않았다는 일이 단적인 사례다. 인천에서 치러지는 대규모 행사에서 대기업 기획사가 이익을 독식하고 인천은 아예 배제됐다는 게 철저한 홀대요 차별이 아니고 무엇인가.
개·폐회식을 주관하는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의 구성원은 70% 이상이 중앙정부 인원이다. 조직위원회는 아시안게임의 거의 모든 운영과 프로그램을 주관한다. 중앙정부 사람들이 중앙의 사고를 가지고 엄청난 비용으로 열리는 개·폐회식에 인천 '따위'를 고려하지 않는 건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 중 80%는 인천시가 댄다. 시민의 고혈을 짜내 성대하게 열리는 행사인 것이다. 비용을 다 내고도 개회식에 얼굴 한번 내밀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쯤되면 시민들도 진정한 '홀대'에 대해 공분할 만하다.
하지만 송 시장은 주경기장 건설비용으로 정부지원금을 얼마 따 내느냐에나 관심이 있지 진짜 차별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알지도 못하는 듯 하다. 자신의 대외적 불통의 결과를 '인천 홀대'라는 미명으로 시민까지 끌어들여 인천을 불행하게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진정한 주권찾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